두 그루의 나무
두 그루의 나무가 서 있었다.한때는 푸른 잎을 무성히 달고, 햇살과 바람 속에서 찬란한 계절을 누렸을 나무. 그러나 긴 세월 비바람에 시달리며 가느다란 가지들을 하나둘 잃고, 이제는 굵은 가지 몇 개에 푸른 바늘 솔잎 몇 장만 위태롭게 매달고 있었다. 마치 떠나간 날들을 붙잡으려는 듯, 쓸쓸히 바람을 견디고 있었다.그 곁에는 또 한 그루의 나무가 있었다. 잎도 가지도 모두 내어준 채, 오랜 세월 맨몸으로 비와 눈을 맞았던 나무. 견디고 또 견디다가 마침내 주어진 운명을 다하고, 이미 말없이 이 세상을 떠난 나무였다.살아 있는 나무의 몇 남지 않은 잎이 바람에 흔들렸다. 먼저 떠난 나무에게 조용히 말하고 있었다. "그래, 조금만 기다려. 우리 곧 다시 만날꺼야. 저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