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봉산에는, 배가 봉긋하고, 털 색이 황색과 노란색으로 적절히 배합된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월매나 무서운지, 근처에 고양이만 나오면, 이소룡 취권 비스무리한 동작으로, 두 발로 상대방 쌍판기를 휘몰아쳐 갈긴다. 그 다음, 이단 옆차기로 "일거에 제압"한 후, 입으로 물어 뜯어 상대방 고양이의 항복을 받아낸 후 사방을 훑어본다. 한 마디로 반쯤 죽여 놓는 것이 아니라, 99.95% 정도 죽여 놓는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늙어서 힘이 예전만 못 한지, 얼마 전, 검은 고양이와 싸우다가 왼쪽 귀에 있는 뾰족한 살점이 똑 떨어져 나갔다. 그러나 그는 지금도 위풍당당한 자세를 유지하며, "이놈의 섀키들이 어디를 넘봐!"라고 온 세상을 고양이 쥐잡듯이 호령한다. 나도 이 무시무시한 고양이를 볼 때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