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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행기에는 필자가 찍은 사진 이외에 감천(이경우)님의 사진이 포함되어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코카사스 3국(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 여행기 1
(2017년 6월 7일 - 7월 1일까지 25일간)
1-1. 아제르바이잔 바쿠
<코카사스 3국>
코카서스 3국은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조지아를 말한다. 19세기 초 러시아의 영토가 되었고, 러시아 혁명의 혼란기에 잠시 각국은 독립했으나 1922년 소연방을 이루는 하나의 단위로 통일 되었다. 1936년에 각각 그루지아 공화국, 아르메니아 공화국,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으로 별개의 소련 소속 공화국이 되었다. 그러나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말미암아 다시 독립되었다. 코카서스 3국은 모두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인 코카서스 산맥에 위치하여, 지리상으로는 서아시아로 분류되지만, 문화적,종교적,역사적으로 서아시아 보다는 동유럽에 더 가깝다. 종교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은 이슬람, 조지아는 동방정교(東方正敎: 기독교), 아르메니아는 정교(正敎: 기독교) 이다. <인터넷에서 인용>
<여행 경로>
2017년 6월 7일 오후 1시 5분에 인천 공항을 출발한 러시아 항공 비행기는 현지시각 오후 4시 30분에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하였다. 서울과 모스크바의 시차가 6시간임을 계산하면 무려 9시간이 걸려서야 비로소 모스크바에 도착한 셈이다. 그러나 우리의 목적지는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이므로 또 다시 8 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려야 했다.
모스크바에서 밤 12시 10분까지, 도무지 시간이 가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 주저 앉아 꿈쩍도 하지 않는 비행기를 바라보기도 하고, 노을을 배경으로 찬란하게 변하는 오색 구름을 바라보기도 했지만, 어떻든 시간은 더디 갔다. 어떤 사람들이 탑승구 근처에 큰 깔개를 펼쳐놓고 잠을 자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공항 안까지 거지가 들어와 잠을 자는지 희한하게 생각했으나, 알고보니 출처가 알 수 없는 깔개를 아무나 이용하는 듯 했다. 그들이 떠나기가 무섭게 그 자리를 차지하고, 이야기를 하다가, 잠을 자고, 음식을 사먹기도 하면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환경에 대한 약간의 불안함과 기대감이 교차하면서 마음이 착잡함을 느꼈다.
<모스크바 공항>
<모스크바 공항>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 도착한 것은 6월 8일 새벽 4시 반이었다. 대절버스로 Alp Inn 이라는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방에 갖다 놓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했다.
바람의 도시, 바쿠는 항상 바람이 많이 분다. 끈이 달려있지 않은 모자는 자기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해수면 보다 낮은 해발 -28미터인 바쿠는 바람 이외에 수 많은 중세기의 건축물로 유명하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각자가 원하는 목적지로 향했다. 우리 조 4 명은 우선 바쿠의 최대 명물인 헤이다르 알리예브 문화센터로 향했다. 한국의 동대문 상가를 모델로 건설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로운리 플래닛에는 "거대하고 입을 딱 벌릴 정도로 독창적이며, 추상적인 곡선과 끝 모서리가 서로 녹아 흐르는 21세기 건축물"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내가 봐도 이처럼 독창적인 건물은 아직 보지 못했으며, 이처럼 사람을 황홀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건축물은 여기에 오기 전까지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순백색의 거대한 문화센터에서 무슨 문화활동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문화센터 내부에서 행해지는 행사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거대하고 위압적인 모습이 마치,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이효석)"
이 건물 앞에는 걷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개와 산책하는 사람, 가족끼리 나와 휴식을 취하는 사람, 심지어는 졸업 기념 사진을 찍거나 건물에 매혹되어 마냥 건물을 바라보는 사람 등, 별 사람이 다 있었다. 그 중에는 초등학교 5-6학년 정도로 보이는 꼬마가 있었는데, 우리를 보더니 다가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악수를 청하고 영어로 인사를 하였다. 그 아이는 영어를 좀 하는 아이였는데,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외향적인 성격과 사람에게 척척 달라붙는 태도가 압권이었다. 또한 영어도 제법 해서, "아, 저런 놈은 개똥밭에 갖다 놔도 벌어먹고 살겠네"라는 말이 내 입에서 나왔다. 그의 행동으로 보아 그 아이는 자주 이곳에 나와 외국인과 대화를 나누고 또 가끔가다가 외국인이 주는 돈이나 물건을 받는 것이 취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하게 되었다.
<윗 글에서 묘사한 소년>
<F1 그랑프리 자동차 경주 대회가 열릴 예정인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거리 모습>
이 도시 거리의 특징 중의 하나는 길 가장자리에 튼튼한 쇠창살 울타리를 하고 그 뒤에 수 많은 의자가 배열되어 있는 곳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는 것이다. 말을 들어보니 이곳에서 유명한 "F1 그랑프리 자동차 대회"가 열린다는 것이다. 저렇게 곡선이 많고 구부러진 곳을 자동차가 경쟁적으로 달리다보면 분명히 사고는 나게 될 것이고, 그 사고의 파급 영향이 관중에게 미치지 않도록 저렇게 철통같은 방어망을 쳐 놓은 것이리라. 바쿠 F1 그랑프리는 올해 6월 25일 바로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메이든스 타우어(Maiden's Tower)>
29미터의 메이든스 타우어(처녀 탑)은 돌로 되어 있으며 29미터로 12세기에 건축되었다고 한다. 처녀탑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바쿠 칸 공주의 자살에서 왔다는 설과 한번도 외적의 침략을 당하지 않았다는 설이 있다(다 아시겠지만 침략을 당하지 않은 여자가 처녀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카스피해와 올드시티, 불꽃 타워가 보인다. 아랫 부분에 있는 벽의 두께가 5미터여서 절대로 적이 이 탑을 공격할 수 없었다고 한다. 아래 입구로 들어가 계단을 타고 계속 올라가야 하는데, 날이 더운데다가 힘도 들어서 끝까지 올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 역사성으로 보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는데, 내부에는 탑의 역사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지만 큰 감흥을 주지는 못 했다. 마침 우리가 여기에 갔을 때, 아제르 바이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들어와서 시끄러웠고, 감독으로 보이는 사람은 컴컴한 곳에서 반쯤 누워서 휴식을 취하는지, 노는지 알 수 없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메이든스 타워 내부>
<메이든스 타워 꼭대기에서 본 카스피해와 불꽃 탑>
<날이 너무 더워, 구경이고 뭐고 잠시 쉬고 먹었던 탑 근처 식당>
<올드 타운 내의 거리. 오래된 도시의 바닥이 흔히 그렇듯이 돌로 잘 다듬어져 있다.>
<올드 타운 내의 성벽 아래>
<올드 타운 내의 한 식당. 위에 발을 얹고 그 위에 담쟁이를 올려서 담쟁이 사이로 햇살이 들어와 모자이크를 이루었다. 사진을 찍을 당시 멋진 사진이 될 것이라고 상상했는데, 다른 분이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 >
<나무를 화장하고 장식했다.>
<바쿠의 시인, 알리아가 바히드 초상. 자세히 보면 온몸이 그의 작품을 상징하는 여러 조형물로 덮여있다. 1895년에 태어나 1956년에 죽었다. 유명한 시인이라 하여 그의 시를 찾아 번역해보려 했으나 찾지 못 했다.>
<어느 거리에 있는 건물의 벽>
<길을 가다가 찍은 사진. 여자 모델의 얼굴을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사진사가 여자 모델보다 오히려 더 미남일 듯>
<길 옆에서 사진을 찍는 아제르인들>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아제르 청년. 이처럼 영어를 잘 하는 아제르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일인당 12,000원이라는 상당히 비싼 값으로 저녁을 먹고 나자, 식당 지배인이 아제르 차 마시는 법을 시범으로 보이고 있다. 그의 입안에는 사탕이 들어 있다.>
<분수대 앞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분수대 앞에서 한 아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젊음, 중년, 노년, ------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또 죽은 뒤에 어떤 세상이 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젊음, 중년, 노년"이 전부다. 공원 한 구석에 노년이라고 밖에는 말할 수 없는 두 사람이 애정행각을 벌이며 핸드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나는 내 나이가 한창일 때 생각하기를, "어린 때는 풋 사과처럼 실 없으며, 늙은이는 죽지 못해 사는 그런 쓸쓸한 추억일 뿐"이라고 여겼었다. 그러나 어느 듯, 푸르는 듯 누르듯이, 인생이 흘러가고 가고 보니, 노인은 노인의 삶과 인생과 추억과 사랑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저들이 더 늙기 전에 늙음을 마음껏 즐기기를 바랬다.
<카스피해! 몇 년전 이란에 갔을 때, 카스피해를 보고, 감격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란의 찰루스에서 몰려오는 파도를 바라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 당시 전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아제르바이젠에서 또 다시 카스피해를 몸으로 느껴보는 구나! <이란의 찰루스에서 찍었던 카스피해 사진은 여기를 클릭하면 볼 수 있다.>
<올드 타운에서 가까운 해변 지역을 Vulvar라고 한다. 불바르에 있는 카페트 박물관이다.>
<Vulvar 근처에 있는 베네지야. 곤돌라를 탈 수 있다.>
<funicular 정거장. 3개의 건물로 구성된 거대한 Flame Tower(불꽃 타워)를 가려면 funicular를 타야한다. 밧줄에 매어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퓨니큘라라고 한다. 본래 라틴어로 funis라는 말은 "밧줄"이라는 뜻이다.>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서 바라본 왼쪽 해변의 야경>
<오른쪽 해변의 야경>
<직경 60 미터의 "바쿠의 눈". 타고 한바퀴 도는데 15분이 걸린다.>
<Flame Towers: 3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시로 색깔이 변한다.>
<Flame Towers>
이미 사방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퓨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니 멀리 카스피해 해변의 불빛이 서서히 그 강도를 높여하고 있었다. 바로 왼쪽에 보이는 불꽃 타우어도 빛을 내기 시작하더니, 그 빛의 종류와 강도가 시시각각 변하면서 번쩍거리기 시작했다. 바람의 언덕이라는 뜻의 바쿠 해변 언덕에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의 열정을 식힐 수는 없었다. 몇몇 젊은이들이 언덕 벤치에 앉아 젊음을 불태우고 있었다. 내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런 장면이, 내가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정겹고 애틋하게 보였다. 젊은이는 미래에 살고, 노인은 과거에 산다고 하지 않았던가? 멀리 해변을 수놓은 수많은 전깃불과 흔들리는 가로등, 그리고 현란하게 빛나는 불꽃 타워를 보면서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첫날을 이렇게 맞이하고 또 보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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