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Beautiful the Nature is! - Albatross

Essays

유도신문(핸드폰용)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18. 1. 13. 12:22



 

 

유도 신문

 

 

*이 글은 어떤 사람이 "유도 신문"을 한다하여, 갑자기 떠 올라 써 본 글입니다.

 

유도장에서 신문을 보는 척 하다가, “너 범인이지?”라고 따져 묻는 것이 “유도신문”이라는 것은 이미 말한 적이 있소. 그렇게 하면 범인이 자백을 할 것 같소?  수 많은 경험을 쌓은 이 범인은 보기보다는 엄청 강한 놈이요. 이 자에게는 다짜고짜 그냥 업어치기 들어가야 하오. 그런다고 이 범인이 그냥 가만히 있을 것 같소? 산전수전, 잠수전, 공중전, 해물파전까지 마스터 한 놈인데요. 업어치기에 그는 되치기로 나올 것이요. “업어치고 되치고”를 되풀하다보면, “업치락 되치락”이 되고 결국 “엎으락 뒤프락”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요. 이것을 간단히 줄여 “프락치”라고 하는거요. 하나라도 좀 확실히 알아두시오.  혹자는 말이 잘 안 맞는다고 할지 모르지만, 하여튼 “뒤프락”과 “프락치”는 글자 하나 틀리는데, 그렇게 과민하게 신경질 낼 필요 있소?  

 

 

“프락치”는 본래 러시아 말인데, 적진에 몰래 첩자를 심어 놓고 비밀을 캐내오는 사람을 말하오.  이 범인은 이미 유도장에 수많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해 두어서 엎어치기에 되치기는 손바닥 뒤집기보다도 쉬운거요. 결국 이자를 유도신문하기 위해서는 원조격인 러시아로 연수를 떠나 정통 유도신문법을 배워오는 도리밖에 없소.

 

 

러시아 프락치의 신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소. 그러나 최고의 비법은 술을 먹인 후 상대방을 제압하는 것이오. 히로뽕을 먹여 제압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돈이 너무 들어 이미 방법을 바꾼지 오래되오. 사실은 이 방법을 바꾼 것은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 사건 이후요. 히로뽕의 “히”자와 조“희”팔의 “희”자가 발음이 같다는 것에 착안하여 비밀이 탄로날 것이 두려워 확 바꿔버린 것이요. 왜, 유감있소?  

 



 

하여튼 러시아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래서 푸틴 대통령도 술로 제압당한 적이 있어서, 술로 반대당을 제압하고, 지금도 항상 술병을 휴대하고 술에 취해 사는 것이요.  외국 정상과 회담을 할 때, 술에 취해 1-2시간 늦게 나오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러니 너무 나무라지 마시오.

 

 

그러나, 아뿔사, 러시아에 가서 비법을 배우려니, 러시아 말이 어려워, 배울 수가 있겠소? 세상 모든 것은 말인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마굿간에 있는 말을 들여올 수도 없고 큰일 아니겠소? 하는 수 없이 이 비법을 가장 잘 알고, 말도 잘 통하는 북한인을 소개받아 북한으로 잠입하는  도리 밖에 없을 것이요.

 

 

이거 빨리 끝맺음을 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소. 하여튼 계속 읽으시오.

 



 

러시아 첩보원은 분명히 당신에게 종이 쪽지를 주면서, “나는 한국 말을 모른다. 이쪽지에 범인 신문법이 있으니, 반드시 북한에 들어간 후, 쪽지를 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문에 공표하여 세상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게 하겠노라.”라고 말을 할 것이요.  

 

 

휴전선을 통해 남한에서 북한에 잠입하는 것은 어렵지만, 러시아에서 북한에 몰래 들어가는 것은 누워서 떡먹기보다 훨씬 쉽소. 가자마자 바로 쪽지를 펴 봐야하오. “평양시 대동강로 588번지에 있는 성이 ‘노상’이라는 사람을 찾으라. 그가 비법을 전수할 것이다.”라고 씌여 있을 것이요.

 

 

당신은 “노상”이라는 성씨를 들어 본 적은 없어도, 노상이라는 말은 노상 듣지 않았소? 의심하지 말고 하라는 대로 하면 될거요.

 

 


평양시 대동강로 588번지에 들어가면, 옛 감회가 새로울 것이요. 588이라,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소이까? 당신은 무릎을 치며 소스라치게 놀랄 것이요. 청량리 588! 그렇소이다. 다 알면서 왜 그리 시치미 뚝 떼시오? 떼시려면 차라리 차포 떼고 장기나 두시오.

 

 

하여튼 대동강로 588에는 노상이라는 성씨만 산다는 것을 당신은 금방 알게 될 것이요. 첫집이 “노상 강도”, 두 번째 집이 “노상 방뇨”, 세 번 째 "노상 발광",  .....   이런 집들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요. 맨 끝에는 물으나 마나 “노상 술”이라는 집이요. “설마? 그럴리가?”라고 대꾸하지 마시오.  이 양반이 속기만 하고 살아왔나? 그러면 어느 집으로 갈까요? 묻는 놈이 바보천치 아니겠소. 몇 번이나 말해야 알겠소? 왜 그리 당신은 노상 바보같소이까? 러시아의 푸틴이 노상 마시는 것이 노상술이라고 하지 않았소. 그대 왜 그리 멍청하오. 몇 번이나 말해야 알겠소. 노상 속구만 살았소?

 

 

하여튼, “노상 술”이라는 문패를 보며 안으로 들어가면, 그 안에 흰 머리에, 흰 수염, 흰 두루마기에 흰 고무신을 신은 사람이 당신을 맞이할거요. 그 사람이 당신의 손을 잡고 방안으로 안내할 거요. 그다음은 그 사람이 하라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이요.

 

 

그는 당신에게 “노상 술”이라는 상표의 술을 한잔 줄 것이요. 이것은 “외상 술”이니 떼어먹지 말고 나중에 일이 잘 되면 갚으시오. 하여튼 술 한잔 하고 나면 어디서 “희, 희, 희”라는 사람들의 웃음 소리가 들릴 것이요. 그러면 그쪽으로 가시오. 거기에는 “희대의 살인자, 희대의 사기꾼, 희대의 노름꾼, 희대의 강간범 ....” 하여튼 “희”자라는 글자가 붙은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다 있을 것이요.

 

이 글이 너무 길어 읽던 사람들이, 자꾸 술먹으러 가니 간단히 끝내야 겠소.

 

“희”자 붙은 사람들 중의 반장이 다음과 같은 말 한 마디 할거요. 그냥 그렇게 알고 그의 말을 따르시오. 그들은 세상에 불만이 많은 자들이요. 그 점을 명심하시오. 그들의 말은 다음과 같소.


“범인을 유도장(柔道場))으로 유도(誘導)하여 유도(儒道) 방식에 따라 유도(鍮刀)로 유도(乳道)를 제거하시오. 그리하여  세상을 유도(幽都)로 만드시오. ‘유도(you do: 당신이 직접)’하시오.”

 

이걸 보면 소인도 상당히 웃기는 작자요,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