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Beautiful the Nature is! - Albat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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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인도여행기1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23. 11. 24. 00:30

티벳 인도 여행기 1번이 없어져서, 간신히 구해 일단 여기에 복사해 둡니다!

티벳 인도여행기 01-인천에서 라사까지

"붉은노을"
<2011년 9월 21일 아침 6시 인천공항이다.>
붉게 물든 노을 바라보면
슬픈 그대 얼굴 생각이나
고개 숙이네 눈물 흘러 아무 말 할 수가 없지만
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뿐이야.
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
<이문세의 "붉은 노을">
왜, 사람들은 붉은 노을을 보고 사랑을 생각할까? 붉은 노을을 보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아련한 추억을 되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왜 하필 사랑인가? 이런 곳이라면 차라리 이별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싶은 말들이 쌓였는데도 한마디 말 못하고
헤어지는 당신을 이제 와서 붙잡아도 소용없는 일인데
구름 저 멀리 사라져간 당신을 못 잊어 애태우며
허전할 발길 돌리면서 그리움 달랠 길 없어 나는 걸었네
<문주란의 "공항의 이별">
사랑이다.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사랑이다. 사랑이 없으면 그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지도 모른다. 아니, 사람이라고 하지만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랑이 무엇이더냐?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생각과 느낌은 다를 것이다. 그러나 그 근본은 "그리움"일 것이다. 그리움이란 무엇이냐? 그 대상이 무엇이건 ―사람이건, 신이건, 자연이건, 과거건, 추억이건 ― 애틋한 마음으로 그려보는 것일 것이다.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한번
<소월의 "가는 길">
나는 그리움을 마음 속에 그리며 떠난다. 과거의 그리움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그리움이다. 낯익음에서 낯설음으로의 여행이다. 정복자처럼 낯선 땅을 군화로 밟아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저 노을을 바라보듯, 거기 있는 그대로 그렇게 갸름한 눈빛으로 보고 음미하려는 것이다.
<베이징의 "꺼우불리(狗不理)": "개도 상대를 아니 할 정도로 형편없는 집"이란 뜻이지만, 사람들은 꾸역꾸역 모여든다. >
<베이징: 우리가 묵은 곳 근처>
<베이징: 천안문 광장>
<베이징의 베이하이(北海): 실제는 작은 호수다. >
<베이징의 베이하이(北海): 중국인들은 조그만 호수도 바다해(海)자를 붙이기 좋아하는 것 같다.>
10년 전에 베이징을 찾았었다. 아스팔트 위에 콩을 뽁아도 넉넉하리 만큼 더웠던 그 여름, 붐비고 밀치는 사람과 공기 오염, 그리고 불친절한 그들을 보고 "내 다시 베이징 땅을 밟나 봐라" 하고 하늘에 침 뱉고 베이징을 떠났었다. 그러나 자기 우물에 침 뱉고 그 우물 다시 마신다고 했던가? 어쩌다 보니 다시 천안문 광장이 멀리 보이는 곳에 내 두 발이 있지 않은가?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이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확인하러 내 살을 꼬집어 보았다. 분명 나는 나고, 귀에 들리는 것은 중국말이요, 눈에 보이는 것은 중국인들이었다. 나는 그 순간 "내 죽는 날까지 맹세는 하지 않으리라" 맹세했다. 몇 초 앞의 운명도 알 수 없는 주제에 무슨 앞날의 맹세더냐?
"순애야! 모란봉이 변하여 대동강이 되고, 대동강이 변하여 모란봉이 될지언정, 네 마음, 내 마음 변치 말자, 하늘보고 맹세하고 땅을 치며 굳게 굳게 다짐했건만, 김준배의 손가락에 낀 다이야 보석 반지가 눈이 어두워 김준배에게 시집을 갔단 말인가? 제 아무리 여자 맹세 개맹세라지만 사흘 안에 이렇게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심순애를 원망하여 땅을 치는 이수일이 가련할 따름이다. 맹세 찾다가 맹구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베이징의 자금성: 고궁박물관으로 되어 있다. >
나는 북경의 뒷골목에 관심이 많았다. 중국어를 공부하다 보면 북경의 골목길(후통)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원나라가 베이징을 수도로 정한 이후 오늘날까지 800년 동안 서민들의 주거지로 이용되는 곳이라고 하는데 베이징에는 6천개의 후통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약 4천개가 있다고 하는데, 서울에 뒷골목이 몇 개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수백 개나 되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지금도 옛날의 모습을 간직한 후통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후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묵은 호텔 근처가 모두 후통이었다. 골목길 양쪽에 대문이 열려있었다. 들어가 보니, 집은 집으로 이어져 있고 한 참을 들어가면 골목의 끝이 나왔다. 다시 말하면 보통 서울의 골목에서 한 집의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한 가구가 사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여기는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몇 집이 있고 또 들어가면 또 몇 집이 있는 형태였다.집이라고 해야 방 한 칸에 부엌이 한 칸 있었다.
또한 공중 화장실 앞에는 휴지를 들고 줄을 서서 앞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목격되었다. 집에 화장실이 없는 것이다. 몇 십년 전 내가 대학 다닐 때 동대문구 창신동의 모습을 그대로 빼 닮았다.
후통의 특징은 사합원(四合院)이다.이 사합원은가운데에‘ㅁ’자 형태의 마당을 두고, 본채와 사랑채 등 4개 건물로 둘러싼 구조로 되어 있는 형태다. 마침 사합원이 있어서 들어가 보려고 하였으나 구경은 사절한다는 문패가 붙어 있었다. 찻집으로 사용되는 건물이었는데, 차를 마시려면 들어와도 좋지만, 공짜 구경은 안된다는 내용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베이징의 뒷골목 "후통": 우리 시골과 마찬가지로 지붕에 박이 열려있다.>
<베이징의 뒷골목 시장: 아침 햇살을 받아 그릇에 가득 든 고기가 이채롭다.>
<베이징의 뒷골목 "후통">
인상 깊었던 곳은 798 예술구였다. 천안문에서는 상당히 떨어져 있고 공항에서 가까운 곳이다.공장 지대에 예술가들이 예술품들을 전시하기 시작해 공장보다는 예술 지구로 유명해져서, 지금은 전세계 예술인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베이징 최고 예 구로 탈바꿈한 곳이라고 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곳이라고 설명서에 나와 있다.
<베이징의 "798 예술구">


<베이징의 "798 예술구">
이 그림을 보고, 뭐 할 말이 많기도 하고 없기도 하지만, 사람의 몸 만한 예술품이 또 있을까? 한의학을 하는 사람들은 사람의 몸이 우주처럼 오묘하다고 한다. 내가 아는 어떤 미술가는 누드화만큼 신비로운 것도 없다고 입만 열면 침을 튀기며 역설한다. "여체는 미술에서 가장 오래된 탐미와 찬미의 대상이다. 신이 빚은 걸작이다. 인체의 아름다움, 성적인 매력이 작가의 미적 감각과 어우려지는 누드화만큼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는 소재는 없다. 부드럽고 유연함, 고운 피부와 볼륨, 곡선 등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가 있을까?" 라고 찬사에 찬사를 늘어 놓는다.(그의 소행으로 보아 그가 여자의 나체 사진을 실제로 의심가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대체로 빈 수레가 요란하기 때문이다. 내가 관여할 바는 아니지만.)
그러나 유명한 사람, 특히 강용석의원처럼 유명한 사람은 여자에 대해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나같은 무명인은 그보다 열 배나 더 심한 말을 해도 사과하라고 개미 새끼 하나 덤벼드는 놈이 없겠지만.... 하기야 무명옷이나 입고 썩 꺼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줄도 모르겠네. 하여튼 개그맨 최효종은 대단하기는 대단한가 보다. 국회의원에게 고소를 당하다니! 에이,나도 개그맨은 못되더라도가글맨이 되어서가글가글수다나 떨어 볼걸. 그게 바로 "나가수"야!"그런 말이 어디 있어요?" "너 왜 여자 편 들어.에라, 이빨 닦고 가글가글하다가 숨막혀서 치약물 옷에 다 쏟아붓고 넘어져서 개글개글 땅바닥에 굴러 떨어져라!"
< 옛날 미술 시간에 본 듯한 조각이다. >

 
<베이징에서 라사로 가는 열차 안에서: 오랜 기차 여행으로 답답해 하는 사람들이 통로로 나와 밖을 내다본다. >
베이징에서 라사로 가는 열차를 징짱열차라고 한다. 베이징의 징과 시짱(西藏: 서장)의 짱을 합쳐 생긴 말이다. 이징짱열차는 2박 3일 동안 달린다. 우리 일행은 모두 12명, 어찌된 일인지 모두 뿔뿔이 사방으로 흩어져 가게 되었다. 내가 탄 칸은 모두 6명이 같이 가게 되었는데, 나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인이다.
인상 깊은 한 할머니가 1층에 있었다. 사실 중국인 할머니는 내 나이와 별 차이가 없겠지만, 겉보기에는 꽤나 나이가 들어 보였다. 예절이 바르고 한국에 대한 상식이 풍부한 할머니였는데, 자기가 이 나이에 라사를 가보는 것을 큰 영광으로 알고 있었다. 몇 십년 전에 우리가 경주나 설악산에 가보는 것을 큰 영광으로 알듯, 중국의 북경에만 살아온 사람의 입장으로는 티벳에 가는 것이 대단한 일로 생각된 듯 했다. 3층에 있는 아가씨도 변호사의 일을 거드는 사람이었는데, 티벳에 가는 것을 해외에 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러고 보면 나뿐만 아니라, 나머지 모든 중국인들이 신천지에 가듯 모두 마음이 들떠 있었다.
무슨 일로 다른 칸에 갈 일이 있었다. 마침 거기는 침대칸이 아니라, 앉아서 가는 칸이었다. 좁은 칸에 빽빽하게 들어선 사람은 대부분이 티벳사람으로, 베이징에 왔다가 다시 티벳으로 돌아가는 사람으로 보였다. 2박 3일 동안 눕지도 못하고 구부리지도 못하면서 옴짝달짝 못하고 가야하는 그들의 모습이, 마치, 비닐 봉지에 물이 빠져나가 맨몸으로 엉키고 설켜 하늘을 향해 흰 거품만 내 품는 미꾸라지 무리 같았다.
눈을 돌려 화장실 앞에 가보니 한 아주머니가 신문지를 깔고 어린 아이를 품고 땅 바닥에서 자고 있었다. 화장실에서 냄새와 물기가 스며 나와 신문지 반은 젖어 찢겨지고, 아기의 온몸은 흙으로 뒤 덮혀 있었다. 해발 4000미터의 찬 바람은 유리창을 타고 들어와 아주머니 몸은 달팽이처럼 돌돌 말려있었다.
순간 나는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해 화가 치밀었다. 가난이라는 것에 몸서리가 쳐졌다. 인간의 잔인성과 무감각함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내가 나인 것이 싫었고, 신이 있다는 것이 싫었다. 스티브 잡스가 굶주리는 아이들을 보고 목사에게 물었다. "하느님은 아이들이 굶주리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까?" "그렇다"라고 목사는 말했다. 그 뒤로 그는 죽는 날까지 교회에 발을 끊었다. 나는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른다. 나는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
<"라사"로 가는 기차 안에서 본 풍경: 대지가 높고 강수량이 적어 사막화 되었다.>
<"라사"로 가는 기차 안에서 본 풍경: 먼산의 눈이 녹아 작은 개울을 이룬다.>
밖에 보이는 광경은 쓸쓸하기만 하다. 이미 기차는 해발 3000미터를 넘어, 4000미터로, 그리고 한 순간 5000미터를 넘는다. 산은 눈으로 덮여 있고, 눈이 덮여 있지 않은 산은 그저 나무 한 그루 없이 맨 몸을 들어 내놓고 있다. 그래도 낮은 계곡으로 눈 녹아 흘러, 주위에 풀밭을 형성하고 있다. 먹을 것도 없는 풀밭에 양과 염소가 풀뿌리를 캐 먹고 있다.
가끔 가다 보이는 원주민들은겨울복으로 완전무장했다. 9월에 이렇게 춥다면 겨울이 되면 얼마나 추울지 짐작이 간다. 드문드문 보이는 아이는 어떻게 학교를 다니는지 궁금하다. 그들이 병이 들면 어디로 가나? 아니 저들은 무엇을 먹고 입고 사나? 아무 것도 없는 들판에 무슨 땔감이 있을 것인가? 저 양을 팔아서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 나는 후진타오가 된 것처럼 그들의 삶이 걱정이 되었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돌을 정리해 깔라 놓았다.>
<양떼가 지나간다. >
<해발 3500미터 이상이므로 눈이 녹지 않고 있다.>
<이런 호수가 두 번 정도 나타났던 것 같다.>
<라사에 거의 다 도착했다. 라사강>
"라사다!" 소리에 잠에서 깼다. 해발 3500미터에서 작렬하는 태양이 따갑다 못해, 눈에 소금을 뿌린 것 같다. 사람들의 입술이 뽕나무의 오디를 먹은 양 보라색을 띠고 있다. 고산지대에서 일어나는 전형적인 현상이다.
저 멀리에 총을 든 무장 군인들이 빨리 나가라고 인상을 쓴다. 그들의 사진을 찍기는커녕 감히 바라보지도 못할 기세다. "그래, 여기는 티벳이야. 언제 폭동이 일어날지 모른다지? 나를 폭동의 선동자로 오해할 수 있어. 조심해야지. 저 총 속에는 실탄이 장전되어 있어. 까불다가 종간나 새끼가 되는거지." 수 많은 승객들이 큰 숨도 쉬지 못하고 숙덕거리더니, 역 광장에서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광장은 대낮의 적막 속으로 빠져 들었다. 대낮의 적막이라! 참으로 신기하다. 어디서든 금방 콩볶 듯 따발총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 것만 같다.
폭풍이 지난 뒤에 맑은 물이 흐른다고 하지 않든가? 어디서 싱그러운 한 줄기 바람이 불어왔다. 그 한 줄기 바람에 주눅 들었던 모두의 마음이 녹아 내리기 시작했다. 그때 어디서 녹색 잠바를 입은 청년이 나타났다. "띵주라고 합니다. 잘 부탁합니다." 올백 머리에 건들건들 나타난 청년, 씽긋 웃는 이빨 사이로 검은 니코틴 자국이 살짝 보였다. 그가 바로 성도 없이 이름만 있는 우리의 가이드였다.
<라사 역에 도착했다: 강렬한 햇빛이 인상적이다.>
<라사 역에서 본 풍경: 산에 나무가 없는 것이 신기하다.>
(2011년 1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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