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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c

구개음화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24. 5. 12. 15:41

구개음화 

 

옛날 소생이 중학교 다닐 때 이야기다. 음악선생님을 하던 선생님이 국어를 가르쳤는데, 어떤 아이가, “선생님, 구개음화가 뭐여유?”, 라고 물었다.  

 

선생님은 대답 대신, 한 분단 맨 아이부터 차례로 구개음화가 무엇인지 묻기 시작했다. “너, 구개음화가 뭐냐?” 그 아이가 모른다고 하니, 선생님은 낭창낭창한 대나무 뿌리 회초리로 다섯 대를 힘 차게 내려쳤다. 그 다음 그 뒤 아이에게 물으니 그 아이도 모른다고 답했고, 또 다섯 대를 갈겼다. 하여튼 이런 일은 계속되었는데, 어떤 아이는 손바닥을 맞았고, 어떤 아이는 이를 피하다가 목을 맞기도 했으나, 어떻든 모두 다섯 대 씩 맞은 것은 틀림없었다. 이후, 선생님은, "이렇게 무식한 놈들은 처음 본다" 하면서 이마의 땀을 바닥으로  문지르며, 문을 꽝 닫고 교실 밖으로 나가셨다.  

   

다음날 국어시간이 되어, 모두들 숨 죽이며 가만히 있었다. 그때 한 지각생이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왔다. “너, 이  공산당 같은 놈,  왜 지각했어?”, 하고 선생님이 물었다. 그 학생이 가만히 있으니, "너, 구개음화가 뭐냐?" 라고 선생님이 또 물었다. 국어사전이 없어서 못 찾아봤다고 학생이 대답하니,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구개음화란 경구개음이 아닌 자음이 경구개음으로 변하는 것이다"라고 신있게 말씀하셨다. 잠시 후 그 아이에게 선생님이 다시 물었다. "너 구개음화가 뭐냐?" 학생이 벌벌 떨면서, "구개음화는 경구네 개가 아닌 개가 경구네 개로 변한 것여유"라고 대답했다. 그 말을 듣고 무서워서 학생들은 아무 말도 못 하는데, 몇몇 아이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또 웃었다. 그날 그 아이들 낭창낭창한 대나무 뿌리 회초리로신하게 맞았다.  

 

그 뒤로 구개음화가 경규네 개이름인지 뭔지,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심지어는 이경규조차 알지 못하고 그저 세월만 흘러갔다.   

  

지금 생각해보니, 구개 음화란, "개 아홉 마리가 음난한 짓을 하는 그림"인듯 한데  확실한지 아닌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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