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Beautiful the Nature is! - Albatross

China

중국 중원 여행기 2 "개봉"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25. 5. 22. 08:31

개봉(开封:카이펑)”

 

 

 

 

*중국 중원지방과 관중지방에 대한 참고 지식  <위 지도 설명>

1. 중국의 큰 강으로 황하강과 양자강이 있다. 양자강은 황하강 아래 쪽에 있어서, 위의 지도에서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는 황하강만 설명한다.

 2. 서쪽에서 흘러오는 황하강은 북쪽으로 흘러 황토고원을 끼고 크게 반원을 그려 다시 아래로 내려온다. 이때 황토 고원을 지나면서 강물의 색이 누렇게 변한다. 황하강은 일반적으로 강폭이 300미터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 강이 흐르다가, 후커우 폭포에 이르면 그 폭이 약 40미터로 좁아진다. 따라서 물살이 빨라져서 거대한 폭포를 이룬다.

 3. 후커우 폭포 아래에 있는 물고기중 용이 되려는 자는 이 폭포의 거센 물결을 뚫고 올라 하늘로 솟구쳐야 한다. 따라서 이 폭포는 용이 되는 문, 즉 등용문이 되는 것이다. 대학입시나 퀴즈 대회 등에서, 어려운 관문을 통과하는 것을 등용문을 통과한다고 하는데, 바로 이 전설에서 유래한 것이다. 참고로 후커우()라는 말은 술병, 도자기 등의 입이란 뜻이다. 일반적으로 도자기 병, 술병 등은 그 입이나 목이 좁다. 

 4. 후커우 폭포를 지난 물은, 더 이상 남쪽으로 흐르지 못하고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왜냐하면 거대한 화산(华山)이 길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황하강이 화산을 지나면 함곡관을 거쳐 낙양, 개봉, 제남을 거쳐 황해 바다로 흘러간다.

 5. 함곡관을 중심으로 중국의 중심 평야는 둘로 나누어진다. 서쪽을 관중이라 부르고, 동쪽을 중원이라고 부른다. 고대 중국의 국가들은 이 두 평원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세월 동안 전쟁을 이어갔다. , 관중과 중원을 차지하는 자가 천하를 차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서안, 낙양, 개봉 세 도시는 모두 싸움을 대비한 성곽을 중심으로 형성된 도시이다.  

 6. 위의 내용은 인터넷과 유튜브에 나온 여러 정보를 참고하여 필자가 정리한 것이다. 

 


2025 3 29일 낮 12 16, 한국의 ktx에 해당하는 중국 특급 열차가 칭다오 북부역을 출발하였다. 목적지는 중국의 중원에 있는 개봉이다. 천천히 출발한 기차는 점점 속도를 올려 시속 300키로를 넘나들며 평원을 달렸다.

 기차가 출발한지 처음 몇 분 동안 멀리 바위 산이, 양쪽으로 끝없이 이어졌다. 그러나 조금 달리니, 그 산들은 자취를 감추고, 그야말로 끝도 없는 평원이 이어졌다. 

 

끝이 보이지 않는 들판에는 처음에는 아무 농작물도 보이지 않고 그저 황량할 뿐이었다.그러나 기차가 좀더 달리자 보리인지 밀인지 알 수 없는 농작물이 대지를 초록으로 물들이기 시작한다. 일단 시작한 초록의 향연은 노란 꽃을 조금씩 받아들여 대지를 아련한 봄의 축제작으로 만들고, 마침내 분홍 꽃을 듬성듬성 배치하여, 봄의 대지를 완성한다.   

 

 

 

 

똑같아 보이는 황토색 지붕의 집들이 나타나, 여기가 사람이 사는 곳임을 알려준다. 이 농작물들이 하루 아침에 땅으로 뚝 떨어졌을까? 저기에 사는 농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생산된 곡식이 자신과 다른 중국인의 배를 불렸을 것이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들판 중간중간에 흙 무더기가 보이고 그 위에 꽃으로 보이는 붉은 점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흙 무더기가 무덤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산이 없으니, 어디에다 산소를 마련할 것인가? 그러나 내가 중국에 가서 단 한 번도 무덤을 본 적이 없어서 저 흙 더미가 무덤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12 16분에 출발한 기차는 약 5시간이 지난 후인 오후5 5분에 개봉 북부역에 도착하였다. 5시간 걸린 기차 여행 중, 몇 군데 중간 역에서 기차가 정차한 것을 참작하면, 청도에서 개봉까지는 약 4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기차를 타고가는 4시간 반 동안 산이 전혀 보이지 않고 오직 들판만 보였다는 것은, 중국에서 평야라는 것이 얼마나 넓은 것인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오후 6시에 호텔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이 호텔의 명칭이 좀 특이하다. 喆啡酒店이라고 쓰여있다. 와 같은 글자이니, 이 호텔은 철학 커피 호텔이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호텔 간판에 써 있는 아일랜드의 작가인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와 이 호텔이 무슨 관계가 있는지 호텔 종업원에게 물었다. 종업원의 말을 내가 어느 정도 이해했는지 모르겠다. “호텔 설립자가 제임스 조이스를 너무 좋아해서 호텔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로 나는 이해했다.

 

 

그날 저녁은 쌀쌀했다. 추운 날씨에 모두들 두툼한 옷을 껴 입었다. 현지인들의 오토바이의 핸들에 두툼한 방한 장갑이 매달려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추위를 무릅쓰고, 식사를 위해 우리 일행 24명은 고루(鼓樓) 근처에 있는 양꼬치 거리에 모였다. 개봉에 있는 양꼬치 거리 중, 그 규모가 가장 크고, 화려하며 또 맛있다고 했다.

  화려한 불빛이 고루에 비추어 고루는 마치 황실처럼 그렇게 화려했다.  고루(鼓樓)는 한자에서 알 수 있듯, “는 북이란 뜻이므로 저 건물 안에 북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누각이니 돌 등을 높이 쌓은 후에 그 위에 폭이 좁고 높은 건물을 지었다는 뜻이다. 높은 고루에 성진천중(聲震天中: 셩쩐티앤쫑)이라고 쓰여있다. “북을 치면 그 북이 진동하여 우렁찬 북소리가 하늘로  치솟아 널리 퍼진다의 뜻이다.

  내가 어렸을 때, 많이 들으며 불렀던 노래 중에 신라의 북소리라는 노래가 있었다. 도미라는 가수가 불렀었는데, 그 노래를 얼마나 많이 들었던지 지금도 그 노래를 따라할 수 있다. 아마 지금 젊은이들에게 도미라고 하면 물고기를 상상하지, 도미가 한국의 가수라는 것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 국민은 크게 둘로 나누어진다. “신라의 북소리를 아는 사람과 이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전자를 우리는 배고파라고 부르고, 후자를 우리는 놀고파라고 부른다.

 서라벌 옛 노래냐 북소리가 들려온다

말 고삐 매달리며 이별하던 반월성

사랑도 두 목숨도 이 나라에 바치자

맹세에 잠든 대궐 풍경 홀로 우는 밤

궁녀들의 눈물이냐 궁녀들의 눈물이냐 첨성대 별은

 

참고: 한국에서 여행을 가면 수많은 전통 집을 만난다. 예를 들어, 촉석루, 오죽헌, 백운대, 망향정, 매월당 등이다. 여기서, “, , , , 등의 차이를 알려면, 박수밀 저 한자의 쓸모라는 책을 읽으면 된다. 

 

 

사방으로 이어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뻗어 있는 양꼬치 거리의 화려한 불빛 아래,목청이 터져라 손님을 불러들이는 노천 식당 종업원들의 외침이 고루의 북소리처럼 멀리멀리 퍼져 나갔다. 내 뱃속에 이리나 승냥이가 들어 있는지, 아니면 십년은 굶은 걸신이 들어 있는지, 먹을수록 배가 고프고 술을 마실수록 정신은 말똥말똥했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는 구절이 떠 올랐다. 어디에서 누가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집중했다. “KC, 여기 술 떨어지고, 안주 떨어졌구먼유!” 내가 할 말을 대신 해준 그에게 마음 속으로 고마워했다. 오늘 배고파의 설음을 풀어버리고,  신라의 달밤을 부르면서 철학 커피 호텔로 돌아가리라.  

 

 

 

 

 


 

 

다음 날, 2025 3 30, 먼저 대상국사(大相: 따시앙궈스)에 갔다. 마침 일요일이서 흰 모자를 쓴 중국 단체 관광객이 사찰 앞에서 북적거렸다.

 대상국사는 전국시대 위나라의 신릉군의 사저였었고, 후에 건국사라는 사찰로 건축되었다가 화재로 소실되었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712년에 대상국사라는 사찰로 다시 탄생했다.”  

 

 

 

 

대상국사는 유서깊고, 웅장하며, 화려하고, 위압감을 주는 사찰로 보였다. 특히 모습과 표정이 모두 다른 스님들의 상을 2층으로 배열하여 건물 내부를 한 바퀴 돌게 배열한 것이 압권으로 보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아래에서 보듯이, 이 대상국사라는 사찰을 한국어로 소개한 안내판이었다. , 시험 본다. 아래 대상국사 안내판을 이해할 수 있으면, 당신은 어학 천재이고, 이 안내판을 이해지 못 하면 당신은 보통의 한국 사람이다. 나는 보통의 한국 사람임을 멀리 중국 개봉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걸어서 간 곳은 개봉부이다.

 

<붉은 담, 초록 지붕이 특징이다>

 

 

 

개봉부에는 위에 보이는 이런 기와집이 50채인지 100채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입구 근처에 큰 글씨로 正廉明청정렴명: 청렴하라!、 正大光明(정대광명: 떳떳하라!) 勤政为民(근정위민: 백성을 위하라!)이라고 써 있다。

  개봉부와 포공사는 함께 있어서, 실제 현장에서 그 둘을 구별하는 것은 어렵다. 어떻든 개봉부는 개봉시를 관리하던 관청이고, 포공사는 판관 포청천을 모신 사당이다. 바이두(百度)에 의하면 송나라 개봉의 주민이 150만명이었다고 하니, 그 당시 개봉이 얼마나 큰 도시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포청천은 수사관, 검사, 판사 등의 직책을 모두 맡은 사람인데, 잘 못을 저지른 사람에게 엄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오래 전에 나왔던 연속극, 판관 포청천이 바로 그 사람인데, 검은 얼굴에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작두를 대령하라!”라는 말로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위 사진의 아래 쪽에 보면 세 마리의 동물 동상이 놓여있는 것이 보인다. 이것이 포청천이 죄인의 목을 치는데 사용한 작두이다.  동물 아래 쪽에 시퍼런 칼날의 작두가 있다고 하는데, 일반인은 작두의 칼날을 볼 수가 없다.

 맨 왼쪽이 개, 가운데가 용, 오른 쪽이 호랑이다. 포청천은 황족이 죄를 저지르면 용 작두로, 관리가 잘못하면 호랑이 작두로, 백성이 잘 못 하면 개 작두로 목을 쳤다. 호랑이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호랑이와 범 중에 어느 것이 한자 말이고 어느 것이 한글 말일까?  호랑이가 한자말이고, 범은 우리 말이다. 그러면 작두는? 작두는 한자 말 같지만 사전에 의하면 우리 말이다. 따라서 동물과 작두를 붙여 사용할 때, “용 작두”, “범 작두”, “개 작두라고 표현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런데, 포청천이 실제로 판관을 했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왕족들이 자신들에게 작두를 드리댈 포청천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족들은 포청천을 모함하여 변방으로 쫓아버렸다. 그가 개봉부의 판관으로 근무한 기간은 겨우 1 6개월이었다고 한다.

 

 

 

<개봉부에서 구경꾼들에게 가마를 태우고 작은 정원을 한바퀴 돈다. 한번 타는데 6천원 정도이다>
<위 사진 위에 执法如山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법을 집행하는 것은 산과 같다”>

 

 

 

2025 3 30일은 마침 일요일이어서 포청천이 재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날이었다.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쩌렁쩌렁한 말투로 포청천이 죄인을 다스리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중국어로 진행되었기에 무슨 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관리가 백성을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거늘, 네가 백성의 등을 쳐 먹었느냐? 여봐라, 범 작두를 대령하라!” 정도의 말을 하지 않았을까?

 

 

 

 

포공사 앞에는 아름답고 수려한 호수가 있다. 그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가 있는데, 사람들이 자유롭게 그 다리를 건너면서 호수를 감상한다.  

 그 다리 위에서 펑펑 거리는 음악 소리에 맞춰 곧은 자세로 열과 오를 맞추어 걷는 사람들이 있었다. 겉으로 보아 60대 정도로 보이는 이들은 음악에 맞추어 그 다리 위를 용감하게 그러나 아름답게 그러면서도 당당하게 걸었다. 그들 뒤를 잠시 따라서 걸어보았으나, 너무나 엉성한 내 자세를 보고 기가 죽어, 나는 걷기를 멈춰야만했다. 나도 육군본부 의장대 출신 예비역 병장으로 한때는 자세 좋고 보무 당당한 군인이었으나, 세월가니 허리 굽고 머리 앞으로 튀어 나온 볼품 없는 늙은이가 되었다. 무섭다, 무섭다 해도 세월만큼 무서운 것이 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용 작두, 범 작두, 개 작두보다 무서운 것이 세월이다.

 

 

 

 


 

택시를 타고 청명상하원이라는 곳에 갔다. 청명상하원은 어떤 곳인가? 송나라 시대에 장택단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가 그 당시의 개봉 지도를 아주 자세하게 그렸는데, 그 그림의 폭이 약 5미터나 된다고 한다. 현재 그 그림은 중국의 1등급 국보라고 한다. 그 그림과 똑 같이 실제로 만들어 놓은 것이 청명상하원이다.

 

장택단의 청명상하원의 그림을 본 적이 없는 나는, 인터넷에서 청명상하원 그림 4장을 구하여 포토샵을 이용하여 한 장으로 만들었다. 아래 사진 참고하기 바란다.

 

<장택단의 청명상하도>

 

3일 정도는 걸려야 보아야할 청명상하원을 나는 단지 몇 시간만 대충 훑어보았다. 아래에 실린 사진을 보고 상상력을 동원해 청명상하원을 머리 속에 그려보기 바란다.  

 

 

 

 

 

 

 

 

 

 

 

 

 

 

 

 


 

개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먹은 점심 국수다. 구수하고 얼큰한 잔치 국수가 훌훌 소리를 내며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값은 2 4백원.

2 3일은 머물렀어야할 개봉, 1 2일 동안, 20시간 머물렀다. 점심을 먹은 후, 다음 목적지인 정주로 향하는 개인 자가용 영업 택시에 올랐다. 시계를 보니, 2025 3 30일 오후 2 30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