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님, 1부터 10까지 중국어로 말해보세요!”“이, 얼, 싼, 스 ------ 지어우, 스” 지금부터 약 15년전, 인천에서 칭다오로 가는 화물 겸 여객선에서, 갑자기 KC님의 명령이 떨어졌다. 군대 시절 빨간 모자를 쓴 거무잡잡한 유격 조교의 명령보다도 더 두려움을 느끼며, 나는 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주어 쓰러지지 않으려고 이를 악 물고 되는대로 소리질렀다. 배 위에는 남녀노소 구별 없이 수십 명이 골고루 섞여 있었고, 모두의 얼굴에는 앞날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 근심과 기대가 반반씩 섞인 표정이 묻어 있었다. 그들이나 나나, 우리는 모두 청도 1개월 중국어 연수를 떠나는 동학(同学)이었다. 나는 선실에서 나와 검은 물결 출렁이는 바다가 보이는 갑판으로 갔다. 몇 사람이 담배를 입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