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Beautiful the Nature is! - Albatross

Etc

경이로운 구도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24. 10. 19. 11:38

 

어떤 사람에게, 인제에서 찍은 꽃 사진을 보냈더니, 그 사람이 구도가 경이롭다라고 말하기에 그 사람에게 한 답장입니다. “구도경이를 넣어 짧은 글을 지었다고나 할까요?

 

 

경이롭다!?”  하니 쓰라린 옛 상처가 생각나더라.

 

옛날 시골 살 때, 우리 동네에 내 나이 또래의 경희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나는 그 여자를 어려운 경희라는 말 대신에 경이라고 불렀더라. .

 

이 경희라는 소녀가 정신 홀라당 빠질 정도로 아름다운지라, 언제 한번 말을 걸어봐야지, 하며 기회를 노렸더라. 어느 날, 길 모퉁이를 도는데 미칠 정도로 아름다운 경희가 보이더라.  경이야오늘 저녁 뒷동산으로 나와! 너에게 선물 하나 줄게너처럼 경이로운 여자가 나에게 딱이야!”, 라고 말하면서, 나는 내 주머니에 들어있는 네잎 클로바 꽃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어쭈구리, 니가 감히 나를 넘봐?”라고 콧방귀를 뀌면서 경희는 눈을 흘기더라. 그러더니, “나와 상대하려면 구도(求道)부터하라고!”, 라고 말하더라! “구도가 뭔데?” 라고 내가 묻자, “도를 닦으라고, 등신아!” 하더라. “내가 이런 구도(構圖)에서 구도(求道)가 가능하겠냐?” 했더니, 내가 너무 큰 소리로 얘기했는지 온 동네 개가 짖어대며 개소리를 내더라.

 

개 소리를 듣자, 경희가 마지막으로 악써 왕왕개소리 한번 내더니 나에게 말하더라.  꼴에 문자 쓰고 자빠졌네! 너는 이 구도도 아니고 저 구도도 아니고, 그냥 구도(狗盜: 개 도독)라고.  니 조상 대대로 이어온 개나 훔쳐 팔아  개장사나 해라! 빈 트럭 타고 시골 다니면서, ‘개 사유! 개 산당깨!’라고 핸드 마이크 잡고 떠들고 다니라고. 한 가지 명심할 점이 있다. 트럭에 싣고 다니는 개는 사람들 안 보이게 잘 숨기라고. 그렇지 않으면, 니가 개인지, 개가 개인지 구분이 안 갈테니까! 괜히 사람들 던지는 돌에 맞아 저승으로 직행할 수도 있으니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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