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점심 때쯤, 산책을 나가는 중이었다. 날이 추워서, 마스크, 모자 쓰고, 그 위에 외투에 달린 모자까지 써서, 사실 눈을 제외하면 내 신체의 어느 부분도 노출되지 않은 상태였다. 날도 좀 풀린 것 같고, 어제의 찌뿌듯한 기분도 사라져, 허리도 펴고, 가슴도 펴고, 고개도 빳빳이 들고 걸었다. 잠시 후, 길에서 5살 정도의 꼬마가 나를 쳐다보며,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 그저 물끄러미 나를 바라 볼 뿐이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이의 아버지가 말하기를, “할아버지 가시게 비켜야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꼬마는 계속 나만 바라보고 길을 비키지 않았다. “할어버지, 무섭다. 혼난다. 빨리 길을 비켜야지,”라고 말했다. 잠시 후, 혼자 길을 걸으면서, 내가 할아버지 나이는 되지만, 할아버지라고 불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