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Beautiful the Nature is! - Albatross

China

신장 12 최종회 (Xinjiang 12)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12. 8. 1. 09:30

 

 

 

 

<우루무치 중심부: 내가 방문한 곳은 (A)우루무치 자치 박물관, (B)홍산공원, (C)인민공원, (D)이교도시장 및 국제대바자이다.>

 

 

제 12부(최종회)

 

우루무치

 

 

우루무치는 볼 것이 없는 도시라고 알려져 있다. 우루무치의 3대 구경거리라고 알려진 것 중, 천지와 남산 목장은 차로 몇 시간 가야하는 거리에 있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바로 신장 우루무치 자치구 박물관인데 우루무치 시내에 있다. 그리고 가볼 만한 곳으로 홍산공원과 인민공원이 있고, 시장으로는 이교도 시장과 국제대바자가 있는데 이것을 잠깐 소개하기로 한다.

 

 

(A) 신장자치구 박물관

우루무치에는 큰 박물관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우루무치 박물관"이고 또 다른 하나는 "신장 자치구 박물관"이다. 우리가 이 두 개의 박물관을 보기 위해서 택시를 탔을 때, 택시 기사는 우루무치 박물관을 갈 필요가 없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또한 안내책자에도 우루무치 박물관은 별로 볼 것이 없는 곳으로 나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신장자치구 박물관에만 갔다. 가는 날이 마침 무료 입장하는 날이어서 입장료를 지불하지 않았다.

 

 

정말로 잘 꾸며졌고, 볼 것도 많은 박물관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올 때는 30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반드시 보아야 할 곳임에 틀림없다. 입장할 때, 물을 가지고 들어가면 안 되므로 밖에다 두고 들어간다. 신장의 역사, 자연, 지리 등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모든 것이 잘 갖춰진 곳이다. 중국어와 위그르어 그리고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다. 각종 안내책자에서 "로우란의 미녀"라는 미라를 반드시 보라고 되어 있다. 미라를 보관해둔 전시실에 가서 미라 5-6개를 보았다. 그러나 살아있을 때는 아름다운 여성이었는지 몰라도 모든 신체가 시커멓게 불에 탄 것처럼 되어 있는 미라가 아무리 미녀라고 한들 무슨 감동이나 줄까? 그저 꿈에 나타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신장 우루무치 자치구 박물관>

 

 

(B) 홍산공원

신장 자치구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택시 두 대로 나누어 탄 우리는 홍산공원에서 만나자고 했다. 그러나 막상 홍산 공원에 가보니 입구가 여러 개였다. 그래서 결국은 만나지 못하고 각자 뿔뿔이 흩어져 구경해야만했다. 따라서 앞으로도 "~에서 만나자"라고 했을 때, 만약 문이 여러 개라면, "동문"에서 만나자든지, 아니면 "가장 큰 문"에서 만나자 등 구체적으로 약속해야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홍산공원은 일종의 놀이공원이었다.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있지만, 각종 탈 것 그리고 구경거리 예를 들어 귀신 나오는 집 등이 있었다. 중간에 대불사라는 절이 있는데 이 절이 중심지로 보였다. 누각에 올라가 보면 사방으로 우루무치 시내가 잘 보인다.

 

 

<홍산공원의 탑>

 

 

<홍산공원 안에서 학생들이 그림을 그린다>

 

 

<홍산공원 내의 대불사>

 

 

<홍산공원 내의 관망대>

 

 

(C) 인민공원

 

인민공원은 홍산공원과 마주보고 있다. 우리가 그곳에 간 것은 아침 식사를 하기 이전이었다. 출근하는 사람들과 운동하는 사람들이 뒤섞여 혼잡했다. 어디를 가나 중국 고유의 무술을 익히거나 춤을 추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별히 볼 것은 없었고 조용하고 평범한 휴식처였다. 공원 앞에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우리는 그곳에서 빵과 요구르트를 사서 공원 안에서 앉아 먹었다.

 

 

<인민공원에서 사람들이 춤을 추고 있다.>

 

 

<인민공원에서 이상한 물건을 돌린다>

 

 

<인민공원 앞에 있는 장사꾼>

 

 

(D) 이교도시장 및 국제 대 바자

인민공원에서 이교도 시장까지 걸어가는데 약 한 시간 걸렸다. 서울의 동대문 시장이나 남대문 시장과 같은 시장으로 의류, 농산물, 골동품 등 거의 모든 물건들이 진열되어 있는 시장이다. 물건을 구입할 사람에게는 좋은 시장이겠으나 아무런 물건도 필요없는 우리로서는 그저 한 번 지나쳐 볼 만한 장소에 지나지 않았다.

 

 

이교도시장 근처에서 아내가 너무 피곤했는지 입술 가장자리가 헐어서 피가 났다. 근처에 약국이 있어서 연고나 사서 바르기로 했다. 들어가서 상처를 보여주고 약을 달라고 했더니, 연고 한 통을 주었다. 값이 얼마냐고 물었다. 나는 우리 돈 2천원 정도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을 크게 빗나간 단돈 150원이었다.

 

 

<이도교 시장>

 

 

<이교도 시장 근처의 탑>

 

 

 

 

 

 

<국제 대 바자>

 

 

이렇게 해서 21일간의 신장 여행이 끝나간다. 마지막 밤이라는 시계가 재깍재깍 돌아가고 있었다. 오늘 저녁은 마지막 날이므로 각자가 알아서 먹기로 했다.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바로 앞에 있는 큰 식당 중, 한국 음식 코너에서 한국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음식은 정갈하고 깔끔하게 차려져 나왔다. 종업원 중에 한국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어떤 음식을 먹으면 좋은지 자세히 알려주었고, 큰 사발에 동치미 국물까지 갖다 주었다.

 

 

<호텔 바로 앞에 있는 식당>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마지막이라 그냥 보내기도 뭣해서 밖에 나가 구경을 하려고 나가려고 했다. 가방을 꾸려서 밖으로 나온 후, 문을 잠그려고 하는데 열쇠가 없었다. 열쇠가 달린 막대기는 있는 데, 하필 열쇠가 없었다. 너무 이상해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 20분간을 이 잡듯이 뒤졌다. 방 바닥, 가방, 침대 밑 심지어는 화장실까지 찾아 보았지만 어째서 열쇠만 빠졌는지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열쇠가 없는 열쇠뭉치를 보니 대머리 할아버지를 보는 것 같았다.

 

 

하는 수 없이 이 사실을 종업원에게 알리고 새 열쇠를 받아와야 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설명하는 일이 내 중국어 수준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다. "물건 값이 얼마냐? 이것이 무엇이냐? 날씨가 어떠하냐?" 등은 말할 수  있지만, 현재의 나의 상황을 중국어로 설명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어떻게 든지 말을 해야 되지 않겠는가?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고, 나는 잠시 생각한 후 프론트로 나갔다. 그리고 더듬더듬 이렇게 말했다.

 

 

我用钥匙开门进去(나는 열쇠를 이용하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然后钥匙放在桌子上(그 다음 열쇠를 탁자 위 놓는다) 十分钟以后我出去(10분 이후에 밖으로 나간다)想关门(문을 잠그기 원한다)。突然发现钥匙丢了(갑자기 열쇠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다)。怎么办(어쩌면 좋은가?)。

 

 

내 말을 듣더니 종업원은 빙그레 웃었다. 그런데 그 옆에 있는 어떤 여자가 그야말로 김밥 옆구리가 터지도록 발로 땅을 구르며 웃었다. 아마 내 말을 대충 알아들었나보다. 나는 종업원에게 열쇠값을 내야하는지 물었는데, 그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어떻든 열쇠가 없어 나가지 못하고 침대에 앉아  TV를 보고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에서 물소리가 났다. 가보니 위층에서 화장실 천장으로 물이 퀄퀄 흘러내리고 있었다. 물은 가운대로 떨어지기도 하고 또 벽을 타고 내려오기도 했다. 벽 바로 옆에 전기 콘센트가 있어서 큰일 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전기 코드를 뽑고 다시 프론트로 나갔다. 이번에는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어서, 무조건 그의 팔목을 붙잡고 데려왔다. 아까보다 더 많은 물이 천장에서 떨어져 화장실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이를 바라보더니 그 종업원은 태연하게 말했다. "No problem. It will stop in ten minutes(문제 없습니다. 10분 후에 멈출 것입니다.)"라고 영어로 말했다. 그는 영어를 잘 했다. 중국 사람들이 옆에서 대포가 터지건 말건 상관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지만, 천장의 나무 벽을 뚫고 줄줄 새는 물을 보고 내비두는 것을 보고, "내비둬교"의 교주인 나도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

 

 


이번 여행에서 구입한 물건

1. 중국 신장 음악 씨디 3장

2. 중국영화 DVD 3편

3. 중국 책 11권

    1. 중국배낭여행 안내서       
    2. 중국고대도시 여행
    3. 중국 매력 도시 100
    4. 어린이 수허전
    5. 어린이 서유기
    6. 어린이 천일야화
    7. 홍루몽
    8. 봉신연의
    9. 고사성어
    10. 300우화
    11. 한국여행(중국어로 된 중국인을 위한 한국 여행 책)

4. 트루판 건포도 1봉(3000원)

5. 백주(고량주) 1병(5000원)

 


<후기>

여행기를 쓰는 데, 여행기간 보다도 더 많이 걸렸습니다. 12부까지 쓰는데 무려 47일이나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써야한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스트레스는 받고 싶지 않았습니다. 쓰고 싶은 날은 쓰고, 말고 싶은 날은 말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끝나면 아쉽듯 이 여행기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언제 어디를 갔다 와서 다시 여행기를 쓸까 고민과 기대가 겹칩니다. 올해까지는 중국어를 계속 공부할 것이므로 아마 먼 여행은 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내 여행은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올해는 좋은 단풍 사진을 꼭 찍어 보고 싶습니다.

 

 

 

 

이른 아침 우루무치 인민공원에 나와 막대기 붓에 물을 쿡쿡 찍어서 한문을 쓰는 분이 계셨습니다. 막대기 붓으로 썩썩 써 내려가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멋있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으면 막대기로 저렇게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훌륭한 필치는 그가 넉 줄을 채 쓰기도 전에 증발해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그는 증발해 버린 그 자리에 다시 글을 써 내려갔습니다. 그는 어제도 그랬을 것이고 아마 내일도 그럴 것 같았습니다. 대부분 우리의 인생도 가끔은 큰 변화가 있지만 대부분은 어제 글을 쓴 그 자리에 오늘 또 다시 글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쇠털 같이 많은 날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내 몸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날은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날일 것입니다. 그러니 정말 보람있게 살아야겠습니다. 보람에 대한 각자의 생각과 입장 방법은 다르겠지만 자기 스스로 최선의 삶이라고 여겨지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앞에 간 선배들이 모두 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신장 여행에서 느낀 것은 사람들은 대부분 조상들이 살아온대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대체로 한국의 조상들이 살아온대로, 다시말하면 한국식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나 세계에는 수 많은 국가, 수 많은 민족, 수 많은 언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것을 구경하는 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가보면 거기가 거기인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면 왜 여행을 할까요?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하여 나 자신을 좀더 자유롭게 하려는 노력이 여행이 아닌가 합니다.  

 

 

이병률 산문집 "끌림"의 한 구절을 인용하며 이 글을 맺습니다. 모두 자유로워져 멋있는 사람되시기 바랍니다.

멋있는 사람은 아무렇게나 살아도 멋있다.
안씻는 사람은 안 씻어도 멋있다.
일생 정리 못하는 사람은 그게 멋이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너 같은 사람은 그것도 그대로 멋이다.

 

(2010년 10월 2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