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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도 여행기 7 "알라뿌자-바르깔라" (코치에서 바르깔라까지)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14. 2. 6. 23:53

 

 

 

 

 

 

 

인도 여행기 7 "알라쁘자 - 바르깔라" 1


(코치에서 바르깔라까지)

 

 

 

1월 10일 아침 5시 반에 일어났다. 밖에 나가니 한 밤중인데도 이미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었다. 준비된 버스를 타고 7시쯤 알라뿌자에 도착했다. 알라뿌자 항구에서 기다리면서 근처에 있는 다리 위에 올라가 내륙까지 들어와 있는 수로를 관찰했다. 수초로 우거진 수로에는 물이 제대로 흐러지 않아 매우 불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뒤 이 수로를 이용하여 통학하는 학생도 보이고, 출근하는 직장인도 보이는 것으로 보아, 빈번히 이용되는 수로 같았다. 수로 양쪽에 작은 배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 수요가 많을 때는 아주 많은 배들이 왕래할 것 같았다. 어떻든 사진을 찍어 놓고 보니 실물보다는 사진이 잘 나와서, 역시 사진발을 받는 것은 사람이외에도 경치도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알라뿌자에서 꼴람까지 하루에 한번 출발하는 10시반 배를 타는 대신, 우리는 작은 배를 단독으로 빌려 꼴람까지 가기로 했다. 10시반에 출발하는 배를 타면 현지인과 접촉할 기회가 있겠으나, 시설이 열악하다는 말이 들리고, 또 속도가 느려서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하기 어렵다는 말이 들렸다. 우리는 다수결로 결정하여 9시반 배를 탔다.   

 

 

 

 

 

 

 

 

 

 

 

좁은 내륙쪽 수로를 따라서 약 5분 정도 가자, 큰 강이 나왔는데, 우리는 오늘 바로 이 강을 따라서 8시간을 가야 한다. 이 강의 폭도 넓고 지나다니는 배도 많아서 여기가 중국의 계림이나 이탈리아의 나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잠시 하게 되었다. 배는 주로 사람을 싣고 다녔는데, 통근 배도 있었고, 유람선도 있었지만, 어쩐 일인지 큰 배에 타고 있는 사람은 적었고, 갑판에 나와 있는 몇 사람을 제외하면 실내가 텅텅 비어 있었다. 텅텅 빈 배에는 요리실이나 다른 시설이 있는 것으로 보아, 부자들의 전용 여객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강에서 몸을 씻거나 빨래를 하는 사람도 더러 눈에 띄였고, 출근을 하는지 혼자 배를 저어 가는 사람도 보였다. 가끔 가다 오리 떼가 나타나 쫓아오는 우리 배에 추격 당하여 기겁을 하고 도망치기도 하고, 집 앞 강가에서 수영을 하다가 우리에게 손을 흔드는 사람도 있었다. 고기가 잡히는지 모르겠지만 어망을 던지는 사람도 보였고, 강뚝을 수리하면서 구슬 땀을 흘리는 사람도 보였다. 하여튼 8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처음에는 덜컥 겁이 났지만, 시간이 갈수록 새로운 장면에 지루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도 우리를 가장 반갑게 맞이해주는 것은 강가에 있는 학교의 학생들이었다. 우리 배를 따라 오면서 손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보아, 평소에 "알라뿌자 - 꼴람" 노선을 운행하는 선박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였다. 왜냐하면 일단 알라뿌자를 벗어나서, 우리 배를 제외하고는 이 강을 통행하는 배를 단 한 척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끝 부분에 가서 선장도 길을 잃고 헤맨 것을 보면, 하루에 한번 있는 정기 노선을 제외하고는, 우리처럼 배를 빌려 8시간에 걸쳐 이 수로를 통과하는 배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목적지인 꼴람에 가까워오자 실제 어망을 드리웠던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여기저기 보이고, 어망을 걸쳤던 막대기에 새들이 앉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 물고기가 많은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말이 수로요 강이지, 어느 지점에 도달하면, 거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강폭이 넓어서 강인지 바다인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도대체 이 강의 정체가 무엇일까? Lonely Planet에는 알라뿌자, 꼴람, 코치 이런 곳에 수 많은 작은 수로가 있어서 동네까지 들어가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아마 일년을 다 돌아다녀도 이 수로를 다 구경하지 못할 것 같았다.

 

 

 

 

 

 

 

 

 

 

 

 

 

 

 

 

<먼 곳에서 망원 렌즈로 찍었다. 배 위에 많은 새들이 떠날 줄 모르는 것을 보면 배 위에는 물고기가 있는 듯 하다.>

 

 

 

 

 

 

 

 

 

목적지에 거의 다 오면 엉덩이와 젖가슴이 엄청나게 큰 여자가 옷을 다 벗고서는 횃불을 들고 서 있는 흰 조각상이 나오는데, 참으로 볼품없이 만들었구나, 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기왕에 옷을 벗고 보려면 바다를 바라보아야지, 그 앞에 있는 빨간 지붕을 바라보는 것은 또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차라리 그 여자보다는 그 앞에 있는 붉은 기와 지붕이 석양을 받아 훨씬 더 멋있게 보였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그 여자를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저녁 5시 40분에 꼴람에 도착하여 3륜차를 타고 바르깔라에 왔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절벽 위에 있는 식당에 가서 치킨 탄두리와 꼬치를 먹었다. 오랜만에 상쾌한 유원지에 오게 되니 기분이 좋아졌다. 식당에서 돌아와 배낭을 빨았다. 무릎의 상처를 보니 95%는 나은 듯 했다. 내일은 맥주를 먹어보리라 큰 기대를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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