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Beautiful the Nature is! - Albatross

Essays

무안에서 어떤 아침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20. 12. 4. 12:48

무안 해비치 관광 펜션 옆산 아래의 폐선


11월 30일 아침, 해가 막 떠오를 때, 무안의 숙소에서,  뾰죽한 바위로 뒤덮힌 해안가를 따라 돌았습니다. 계속 가다보니 길은 없고, 뾰죽한 바위와 자갈밭만 계속되었습니다. 


이제는 돌아 갈 수도, 그렇다고 앞으로 계속 갈 수도 없는 지점에 도달하였습니다. 밀물은 들어오지, 앞길은 불분명하지 마음이 심란했습니다. 


아래 사진에 나오는 자갈 밭에 놓여있는 배를 보고, 분명히 좋은 피사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몇 방 사진을 찍다보니 밀물 들어오는 소리가 더욱 슥슥거렸습니다. 가슴이 콩닥거리며 불안했습니다. 사진을 좀더 찍어야 하는데,  앞길이 불명확한지라, 어쩔 수 없이 "침착하자, 침착하자" 하면서,  번갈아 배를 돌아보며 내가 가야할 앞길을 보았습니다. 


이때 나도 모르게 입에서 "돌담길 돌아 서며 또 한번 보고, 징검다리 건너갈 때 뒤돌아보며 서울로 떠나간 사람" 이라는 노래가 나왔습니다. 아, 노래는 슬플 때나 기쁠 때도 나오지만, 불안할 때도 나오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계속 걸었습니다.  


가다보니 개 짖는 소리가 들려, "아이구 이제 살았다", 생각했습니다. 알고보니 거기가 바로 소규모의 배를 만드는 조선소였습니다. "알고보니 혼수상태" 직전이었던 게지요. 


아무도 들어오지 못 하는 곳을 어떻게 들어왔냐고, 꾸지람  좀 들었습니다. 늙은이에게 잔소리하는 그 사람도, 나만큼 마음이 편치는 않았을 것입니다. 


잠시 후 꾸지람을 한 것이 미안했는지, 그는 그래도 오셨으니 차나 한잔 하고 가라고 나름 위로의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걱정되어 소인은 사양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결국 섬이 아닌, 섬 비스무리한 곳을 한 바퀴 돌아 원 위치하였습니다.   


제가 묵은 숙소: 저도 우연히 찾아 들어갔습니다만, 제가 묵은 숙소는 경치도 좋고 시설도 좋고, 밀물이 들어오면 바로 베란다 밖에서 낚시라도 할 수 있는 아주 한적하고 멋있는 곳입니다.  혹시 무안(목포에서 아주 가까움)에서 숙박하실 분은, "해비치 관광 펜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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