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Beautiful the Nature is! - Albatross

China

중국 시솽반나-라오스-방콕 10 "방콕 시내"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12. 8. 1. 22:38

 

<방콕 도보 여행지도>

 

 

시솽반나, 라오스, 태국 여행기

 

 

제 10부   방콕 도보 여행

 

방콕에서 머물 날이 많지 않기에 방콕 시내를 두루두루 돌아다닐 수가 없었다. 일단은 시간이 되는대로 왕궁과 그 주변을 가보기로 했다. 내가 방콕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세 번째다. 그러나 두 번 모두 패키지 여행을 왔었기 때문에, 내가 길을 찾아 돌아다닐 필요가 없는 관광여행이었었다. 따라서 오늘 내가 발로 걷는 이 "노가다 여행"은 전의 방콕 여행과는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도를 보면서 왕궁쪽으로 걸어가니 로타리가 나오고 어떤 공원이 나왔다. 공원 앞에서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얼굴이 시커먼 사람이 나에게 오더니 한국에서 왔냐고 영어로 물었다. 그렇다고 말했더니, 갑자기 영어에서 한국말로 바꿔 "안녕하세요."라고 말한다. 그후 다시 영어로 이런말 저런말을 하더니, 결국은 앞으로 한 시간 이상이 있어야 왕궁을 개방하니 한 시간 동안 배를 타라는 것이었다. 망설이고 있는데, 또 다른 사람이 와서 둘이 합세하여 배를 탈 것을 강력히 추천했다.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니 뭔가 수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배를 타는 비용이 얼마인지 물어보지 않았지만 직감적으로 "삐끼"라고 생각했다.

 

 

그들을 물리치는 일은 힘든 일이었다. 싫다고, 필요없다고 아무리 말해도 개뼉다구 발견한 개처럼 달겨들었다. 결국 그들은 "지금 가면 왕궁의 문이 안 열렸다. 외국인은 입장을 안 시킨다."라고 말하면서 개 엉덩이 차듯 나를 홀대했다. 사실 전에 올 때는 여행 가이드 말만 듣고 다녀서 별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렇게 다니니 정신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이들의 말이 맞아서 오늘 왕궁이 노는 날은 아닌지 별 생각이 다 들었다. 하여튼 나는 두 눈을 부릅뜨고 고개를 똑바로 들고 도둑에 쫓기듯 그곳을 떠났다.

 

 

공터를 따라서 각종 잡화와 농산물을 파는 포장마차가 늘어져 있었다. 어떻든 왕궁으로 가는 길을 물어야 했다. 그곳에 있는 사람에게 물으면 또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눈에 보이는 공공 건물이 있었는데, 그 안에 두 명의 남자가 있었다. 그들은 내가 물어본 것을 고맙게 여긴다는 듯이, 아니 자기 영어를 시험해 봐야한다는 듯이, 친절하고 다정하게 몇 번이나 왕궁으로 가는 길을 자세히 가르쳐 주었다.

 

 

 

 

 

길가에 비둘기가 모이를 먹고 있었는데, 어떤 젊은이가 모이를 건네주면서 비둘기에게 주라고 했다. 복받는 일이고 좋은 일이니 해보라는 것이다. 공짜로 주는 것인지 궁금해 하면서 다른 사람을 보니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그도 역시 돈받고 비둘기 먹이를 파는 장사꾼이었다. 다시 돌려주려니 그는 이리저리 피하면서 비둘기 먹이를 받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땅 바닥에 놓아두고 그곳을 떠났다.

 

 

 

 

 

계속 길을 가니 저 멀리 왕궁으로 보이는 담벽이 보였다. 길을 건넌 다음 어느 방향으로 돌아야 정문이 나오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마침 서양 젊은이가 있어서 물어보니, 자기들도 몰라서 가니 같이 가보자는 것이다. 그들은 반바지 차림이었는데, 그런 차림으로는 아마 입장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입구에서 반바지 입은 사람과, 신체의 상체 부분이 많이 노출된 여자들은 입장시키지 않았다. 입구는 마치 싸움터 같았다. 입장이 왜 안되는지 따지는 사람과 이를 설명하는 왕궁 직원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입장하여 여기저기 돌아다니니 옛날에 와봤던 기억이 되 살아 났다. 왕궁은 과연 찬란하고 화려한 건축물이었다. 입장료 15,000원이 아깝지 않은 방콕 최대의 관광명소임에 틀림없다. 외부 벽 하나하나마다, 내부 면 하나하나마다 정교하게 장식된 각종 건축물의 신비로움과 웅장함 그리고 정교함에 압도당해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아마 한국 사람 중 1/3은 방콕을 다녀왔을 것이고, 방콕에 온 사람 중 이곳을 관광하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기에 여기서 더 이상 언급은 하지 않겠다. 가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과거의 경험을 되돌아 보고, 혹시 가 보지 않은 사람은 꼭 가보기 바랄 뿐이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보니, 아까 정문에서 반바지여서 들어가지 못했던 서양 사람들이 보였다. 그들은 빌렸는지 구입을 했는지 스님이 입는 헐렁한 바지를 입고 건들건들, 희희낙락하며 걷고 있었다. 상체가 많이 노출된 옷을 입었다하여 퇴짜를 맞은 서양여자도 항의가 먹히지 않았는지 가슴 둘레에 무엇인가를 걸치고 돌아다녔다.

 

 

복장이 사람의 사고를 지배한다는 관리자들의 생각이 모든 관광객을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복장을 통일했던 것이다. 한국의 학교에서 노상 교복 입었는지 단속하고, 머리 길이가 얼마나 긴지에 대해 선생님과 학생이 자주 실랑이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 것이다. 그것에 대해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이 있다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40년 전 내가 학교 다닐 때에도 교복과 두발 문제로 노상 신경전을 벌렸었다. 세월이 아무리 가도, 문명이 아무리 발달해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뾰죽한 방법은 없는 듯 하다. 아마 인류가 종말을 고하는 그 날까지 이 문제는 아무도 해결 못할지도 모른다.

 

 

 

 


 

왕궁에서 나와 강가쪽으로 가니 포장마차 음식점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천지를 진동한다. 여기저기 기웃기웃하다가 어떤 국수집에 들어가서 수제비에 닭고기를 넣은 음식을 주문했다. 태국사람은 이렇게 적은 양을 먹고 사는지 모르지만, 한 입에 다 털어 넣어도 부족할 것 같은 음식이다.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그리고 더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강가로 향했다. 왜냐하면 이미 날이 더울대로 더웠고, 연기가 여기저기 피어올라와서 그곳에 더 머무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옆이 강가였다. 마침 선착장이 있어서 어디를 갈까하다가 강을 건너서 반대편 찻집에서 좀 쉬면서 강을 구경하기로 했다. 강을 건너는 배삯은 240원, 사람을 실은 배뿐만 아니라, 짐을 실은 배가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강을 따라 올라가고 내려갔다. 무슨 풀인지 뭉텅뭉텅 내려오는 풀무더기가 마치 머리에 병이들어 웅쿰웅쿰 빠져 나오는 머리털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채 10분도 안 되어 반대편 선착장에 도착하니 고기 떼가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있었다. 한국의 메기처럼 보이는 이 물고기들은 저 위에서 누군가가 던져주는 빵조가리를 먹기 위해 필사적으로 몰려들고 흩어지며 출렁거리는 강물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다.

 

 

 

골목을 여기저기 돌아다녀 보아도 있을 법한 커피숍이나 찻집은 보이지 않았다. 불쌍해 보이는 할머니들이 물건을 팔려고 손을 내밀거나, 눈뜨고 볼 수 없는 장애인들이 구걸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붉은 빛이 되는 주황색 승복을 입은 어린 스님들이  게임기를 만지며 장난치는 것을 흥미있게 한참 바라 본 후, 배를 타고 다시 건너왔다.

 

 

 

 

강가를 따라가다가 결국 다시 카오산으로 걸어 돌아 가려고 했다. 막상 걸어보니 강가로 가는 길도 찾기 어려웠고, 그렇다고 카오산으로 가는 길도 이상하게 없었다. 한 여자에게 길을 물으니 이 여인도 영어연습할 기회가 왔다는 듯이 무슨 말을 많이 했지만 나는 잘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냥 조금 더 걸으니 바로 강가가 보였고, 커피숍이 보였다.

 

 

커피숍에 들어가 한참을 쉬다가 강을 따라 걸었다. 이상한 건물이 나오더니, 이런 비슷한 건물이 계속 나타났다. 그러더니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고, 사람들이 리어커를 끌고 다니며 이상한 물건을 운반하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왜 강가에 나와 독서에 열중하는지 모르겠다. 나중에 알고보니,  모르는 사이에 내가 이미 "탐마삿 대학교"에 와 있었던 것이다. 울타리도 없고 경계선도 없어서 나는 무슨 공원에 와 있었다고 생각했었다. 한 학생에게 카오산 가는 길을 물으니, 손사례를 쳐 거절한다. 옆에 앉아 있던 교수처럼 보이는 사람이 말한다. 손으로 가리키며 "Go straight and go straight."

 

 

 

 

다시 카오산으로 왔다. 마지막으로 차이나 타운에 가보기로 했다. 차이나 타운 가는 길에는 또 도처에 사원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었다. 사원의 규모도 왕궁만큼은 아니었지만, 한 채, 한 채 규모의 거대함과 웅장함에 입이 딸 벌어졌다. 가을 바람 불어 우수수 떨어진 낙엽이 바닥에 깔려있듯, 도처에 산재해 있는 사찰은 방콕이 과연 문화 유산 도시임에 틀림없다는 것을 증명시켜 준다.   

 

 

 

 

 

 

 

한 여인이 한 송이 꽃을 부처님께 바친다. 부처님은 "네가 무슨 고민이 있는지 말해보라" 말하며 몸을 숙여 경청한다. "이 꽃을 받으시고, 우리에게 복을 주옵소서. 돈 많이 벌게 해 주시고, 아이들 공부 잘 하도록 도와주옵소서." 내 귀에 들리는 듯 하다.

 

 

여기 저기 마음대로 활보하는 고양이들 틈을 비집고, 사찰의 적막함을 깬 것은 바로, 버스에서 내린 서양인 단체관광객이었다. 벽을 따라 늘어선 검은 부처상에 관심을 보이던 그들은 층계를 올라가 사방을 둘러본 후, 한 사람의 어떤 말에 의해 갑자기 조용해지더니 사찰 안으로 사라졌다.

 

 

 

 

 

 

 

지도에서 가깝게 보이던 차이나타운은 가도, 가도 나타나지 않았다. 우연히 보인 공원에서 물 한모금 마시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평화도 잠시, 시커먼 복장에, 10년은 머리를 감지 않았을 두발과, 질질 끄는 신발을 신은 두 사람이 침을 질질 흘리며 나 있는 쪽으로 오고 있었다. 나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 생각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재빨리 자리를 떴다.

 

 

 

차이나타운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했다. 사실 차이나타운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더워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쉴 데도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동전 하나 넣으면 체중을 알 수 있는 체중기가 있었다. 거기가 가장 편한 곳이었다. 한 참을 있으면서 동전 몇 개로 잰 체중을 재고 또 쟀다. 서울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도시를 더위 속에서 걸어 다닌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생각인지도 모른다.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밥도 먹고, 죽도 먹듯이, 어떻게 보면 이런 날도 있는 것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인생에 생노병사가 있듯, 삶은  본래 포도주와 장미꽃으로만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느끼는 것은 "걷는 것은 시골에서, 쉬고 마시는 것은 도시에서"였다.

 

 

 

 

그나마 꽃 시장이 나타난 것은 천만 다행이었다. 길 양쪽으로 한 없이 늘어선 꽃 가게를 지나며 저 꽃을 누가 다 사갈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 많은 사찰이 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고는 저 꽃도 아마 부족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꽃 중에서 특히 눈을 끄는 것은, 아직 피지 않은 꽃 봉우리로 바구니를 만들어 그 꽃이 시들지 않도록, 안에 얼음이 채워져 있는 "얼음 꽃바구니"였다. 꽃가게 주인들은 가만히 손을 놀리지 않고, 꽃잎을 실에 꿰어 목걸이도 만들고, 벽걸이도 만들었다. 이런 부모님을 바라보거나 철 없이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천진난만해 보인다.

 

 

 

 

 

 


담논 사두악 수상시장 방문

 

 

담논 사두악 수상 시장은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2시간 정도 걸리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 이 수상시장도 한국사람 치고 가보지 않은 사람이 드물 것이라는 생각에 더 이상 언급을 하지 않겠다. 여기 몇 장 사진 올린다.   

 

 

<담논 사두악 수상시장>

 

 

<담논 사두악 수상시장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2011년 4월 23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