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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여행기 2 "아누라다푸라"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14. 3. 27. 14:02

 

 

 

 

스리랑카 여행기 2 "아누라다푸라"

 

 

 

 

 

 

2014년 1월 16일 아침 8시, 아누라다푸라를 향해 우리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콜롬보는 평온하고 잔잔한 느낌을 주는 낮은 건물이 주를 이루었으며, 가끔가다 다타나는 다고바(아래 사진처럼 둥글고 뾰죽하게 솟아 있는 건축물. 사리탑이리고도 한다)가 눈길을 끌었다. 마침 출근 시간이어서 출근하는 직장인이나 학생 등이 자주 목격되었다.

 

 

 

 

<콜롬보 시내의 한 부분. 버스 안에서 찍었다.>

 

 

그후 버스는 시골길을 달렸으며, 길 양쪽으로는 상가와 민가 그리고 나무만 보였다. 8시에 출발하여 우리가 도착한 오후 2시까지 마치 김제 평야를 달리듯 산 하나 보이지 않는 잔잔한 평원이었다. 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 버스는 바닷가를 따라서 달렸다. 그래도 바다와는 거리가 있어서 바다의 코빼기도  보지 못하고 좀 지루한 길을 달렸다.

 

 

 

 

 

 

점심 때가 되어서 잠깐 쉰 곳에는 옥수수와 과일을 파는 장사꾼이 있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우리 때문에 주인은 우왕좌왕 정신이 없었으며, 하나라도 더 팔려는 피나는 노력은 ,피눈물이 날만큼 가상히 여겨졌다. 그날 우리가 팔아준 과일이나 옥수수 값이 모두 합쳐봐야 만원도 안 되었을텐데, 나름으로 흡족해하는 모습을 보니, 내 마음도 또한 한결 가벼워졌다.

 

 

 

 

 

 

 

 

 

 

 

해안선을 따라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어져 다시는 바다를 보지 못하는 지점에 도달했다. 바다인지 호수인지 모르지만 물 위에 배를 띄우고 막대기로 물을 때려대는 사람이 있었다. 저렇게 물을 때린다고 고기가 죽을 것도 아니고, 이것을 보고 물고기가 달려들 것도 아닌데, 왜 할 일없이 저런 행동을 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심심해서 그러는 것도 아닐 것이고, 우리 한국 사람들 환영한다고 그러는 것은 더욱 아닐 것이다. 어떻든 멀쩡한 날 물만 때려대니, 내가 가서 말릴 일도 아니고, 그렇다고 싸움을 걸 것도 못되니,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을 도리밖에 없었다.

 

 

 

 

<어부가 물을 때려댄다>

 

 

<아누라다푸라의 간단한 소개>

아누라다푸라는 ‘깨달음의 나무(tree of enlightenment)’인 보리수 주변에 건설되었다. 이 보리수의 가지는 아소카(Asoka) 왕의 딸인 상가미타(Sanghamitta)가 기원전 3세기에 가져왔다고 한다. 아누라다푸라 신성 도시는 1,300년 간 실론(Ceylon, 지금의 스리랑카)의 정치적·종교적 수도였으나, 993년 타밀족(Tamil)의 침략을 받아 쇠퇴했다.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이 유적은 궁전, 수도원, 그리고 다른 유적들과 함께 한동안 정글 숲에 묻혀 있었으나, 지금은 다시 가까이 갈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에서 인용>

 

 

 

 

<아누라다프라 유적지 탐방 약도>

 

(1) 이수루무니야 다고바(고대사원)

 

 

 

 

 

 

 

 

 

 

 

 

 

이수루무니아 다고바  사원을 찾아갔을 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신성한 이 절에 왜 "연인들"이라는 조각이 있냐는 것이었다. 사실, 신성한 절이라고 하지만, 신은 한번도 지구에 나타나 "인간들이여. 나를 보라. 내가 신이다. 나의 본성 즉 신성은 이런 것이다. 그러니 나의 성질을 건드리지 말라" 라고 말한 적이 없다. 사람들이 스스로 만들고, 스스로 존경하고, 스스로 그의 종이 되었을 뿐이다. 어찌보면 남녀의 사랑의 행위에 의해 "즐거움을 얻고, 자식을 생산하는 것"이 신성인지도 모른다. 훌륭한 예술품을 만들어 냈을 때 "신의 손으로 빚은 것이다" 라고 말하듯이, 사랑을 해서 후손을 만들어 내는 것이 진정 신성한 일인지도 모른다.   

 

 

 

 

 

 

 

 

<코끼리 모습을 새겨 놓은 바위>

 

 

작은 연못의 한쪽 면이 큰 바위였다. 그 바위에 새겨진 코끼리 모습이 참으로 흥미로웠다. 빙긋이 웃으면서 코로 물을 뿌려대는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끼리가 여기 있었다면 연못에 들어가서 자신의 몸 위로 물을 뿌려댔을 것이다. 이런 혹독한 더위를 이겨내는 방법 중 아마 최선의 방법이었을 것이다.

 

 

 

 

 

 

 

 

<바위 틈으로 박쥐가 들락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내부를 촬영해보니 바위에 박쥐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

 

 

 

 

<사원을 단체로 방문한 젊은이들이 우리를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원 바로 옆에 있는 호수에서 한 어부가 물고기를 잡아 보여주고 있다.
무슨 고기인지는 알 수 없다.>

 

 



 

 

(2) 스리마하 보디(성스러운 보리수 나무)

 

 

 

 

 

 

 

 

 

 

스리마하 보리수 나무는 아누라다푸라에서 중심 지역이다. 여기 보리수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수 많은 사원이 건설되었다. 기원전 300년 전에 인도에서 가져온 나무라고 하니까, 2300년이 된 것이고, Loneyl Planet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었다고 한다. 나무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사람들은 스님들이다. 실제로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20-30미터 정도 떨어져서 고개를 들고 쳐다보아야 했다. 더구나 앞에 높은 단이 쌓여 있어서 밑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2300년된 보리수 나무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늘고 힘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용의 알을 간수하듯이 만지면 다칠세라, 바람불면 날라갈세라, 수많은 금빛 기둥으로 이 나무를 받쳐 놓았다.  아마도 본래의 나무는 이미 죽었고, 여기에서 가지가 쳐 나와 뻗쳐있는 것이 지금 우리가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닌가 한다.

 

 

우리가 여기에 왔을 때, 젊은 남녀뿐만 아니라 스님들이 사방에서 절을 하고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매월 보름은 포야라고 부르는데 스리랑카에서는 공식 공휴일이라고 한다. 특이 포야날에는 이 보리수를 보기 위해 엄청난 구경꾼이 모여든다고 한다. 전날 콜롬보에서 돼지고기를 살 수 없었던 이유도 바로 그날이 포야날이었는데, 포야날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날이었다. 그날은 특별히 "두루투"라고 불리는 날로, 1월 15일 부처님이 스리랑카를 방문한 날이라고 한다.

 

 

 

 

<2300년 된 세계 최고로 오래된 보리수 나무>

 

 

 

 

 

 

 

 

<밖으로 나오니 원숭이가 가는 길을 막고 있었다.>

 

 



 

(3)루반벨리사야 다고바 (고대 사원)

 

 

 

 

 

세 번째로 찾아간 곳은 루반벨리사야 다고바이다. 우선 그 크기와 규모에 놀라 자빠질뻔 한다.  높이가 55미터인 이 다고바는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야 촬영이 가능하다. 일단 입장을 하면 전체 모습을 촬영할 각도가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울타리 밖으로도 수많은 돌과 유적이 보이는데, 초창기에는 이 근처에 얼마나 큰 사원이 있었는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

 

 

그런데 이 건축물보다도 더욱 나의 눈을 끄는 것은 울타리 벽에 만들어져 사원을 지키고 있는 수많은 코끼리 상이다. 어깨를 마주대고 묵묵히 서 있는 모습이, 국빈을 환영하기 위해 도열해 있는 의장병과 흡사한 느낌을 주었다. 사실 나는 군대에 있을 때 의장병이었다.

 

 

 

 

 

 

 

 

 

 

 

 

 

 

 

 

 

 

 

 

 

 



 

(4) 제타바나라마 다고바

 

 

17일 처음 찾아간 곳이 바로 이 제타바나라마 다고바다. 이 뾰죽탑도 그 크기가 얼마나 어머어마 한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다. 사실 이 건축물은 초기에는 그 높이가 100미터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이었다고 하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높아 1, 2위를 차지한 것은 이집트의 피라밋이다. 100미터나 되는 이 건축물은 지금은 70미터라고 한다. 이 주위에 스님들이 살았던 수도원터가 있는데, 그 당시에는 3000명의 스님이 살았다고 한다. 지금도 이 수도원의 문설주가 남아 있는데, 그 높이는 8미터가 넘는다.

 

 

 

 

<제타바나라마 다고바>

 

 

 

 

 

 

 

 

 

 

 

 

<지금도 남아 있는 약 8미터의 수도원 문설주>

 

 

 

 

<밖으로 나오는데 마치 쥐약 먹고 죽은 쥐처럼 쭉 뻗고 잠을 자는 개.
이것은 뭐 개팔자라고 하기보다는 하나의 예술이라고 보아야 한다.>

 



 

 

(5) 성채 또는 왕궁

 

 

 

 

 

 

성채 또는 왕궁터에 오면 수 많은 유적물이 산재해 있다. 무너지고 부서진 벽위로 녹색 이끼가 덮고 있고, 그 주위에 수 많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몇 발자국 걸어가면 나타나는 수 많은 유적들을 보면서, 왕의 권세가 한창이었을 때는 정말로 하늘을 나는 새도 말 한마디로 떨어뜨렸을 정도로 대단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데 이런 곳을 갈 때마다 모래로 된 바닥을 맨발로 가야하니 조금은 짜증이 났다. 본래가 양말을 신지 않는 이곳 사람들이야 문제가 없겠지만, 문명 생활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벗었다 신었다, 앉았다 일어났다 참으로 성가신 일이었다.

 

 

 

 

 

 

 

 

 

 

 

 

 

잠깐 쉬는 중에 오스트리아에서 온 한 여자를 만났다. 그녀도 너무 힘이드는지, 형광펜으로 줄을 쳐가면서 무엇인가를 읽더니, 아이고 나죽겠다는 표정으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곳에 온지 일주일이 되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앞으로 며칠을 더 여기에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역시 서양인들은 한곳에 도착하면 부러진 다리가 회복되는 기간만큼 한 없이 머물다가 가니, 그들이 부럽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다. 이상적인 여행 방법은 건듯건듯 보는 우리와 장기간 체류하는 그들과의 중간 정도가 최상의 조합이 아닌가 한다.

 

 

 

 

<moonstone 가기 직전에 본 동물>

 

 

 

 

 

<월장석 바로 앞에 있는 구유 모양의 홈통. 무엇을 하는데 사용되는지는 모르지만
주위에 몇 마리의 도마뱀인지 이구아나인지 알 수 없는 동물이 배회하고 있었다.>

 

 

(8) Moonstone(월장석)

 

 

월장석은 우유빛 또는 파란 빛을 띄는 돌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 월장석을 찾아갔을 때 세월의 흐름을 말해주는지, 다른 돌과 별 차이가 없는 그저 평범한 돌로 보였다. 단지 그곳에  정교하게 새겨진 수 많은 동물이 눈길을 끌 뿐이었다. 안내에 따르면 이런 월장석이 사방에 분포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뜯어갔는지 삶아 먹었는지 알 수 없지만, 달랑 한 조각의 월장석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계단에 새겨진 오동통하게 살찐 부처님 상이 흥미로웠는데, 마치 "너 이놈의 자석, 왜 이제 오는거야. 어디 한번 매운 맛좀 볼겨"라고 말하는듯 하였다. 

 

 

 

 <월장석>

 

 

 

 

 

 

 

 

 

 



 

 

 

 

 

점심을 먹고 주차장 근처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들판에서 왜가리들이 무엇인가를 열심히 잡아 먹고 있었다. 가까이 가 보았으나 그들이 무엇을 잡아 먹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물속에서는 고기를, 들판 위에서는 곤충을 잡아 먹는 듯이 보였다.  그때 마침 내 옆에 가이드 "샤즐리"가 앉아 있었다. 나는 내가 궁금했던 몇 가지를 물어 보았다.

 

 

나:

여기는 왜 그리 돌아다니는 개가 많으냐? 저 많은 개의 주인이 있느냐?

샤즐리:

돌아다니는 개는 주인이 없다. 죽건 말건, 병들건 말건 내비둔다.

 

 

 

나:

왜 이곳에 흰옷 입은 사람이 많은가?

샤즐리:

흰옷은 청결, 순수를 상징하기 때문에 사원에 갈 때는 흰 옷을 입는다.

 

 

 

나:

절 입구나, 큰 나무 주위에 돌 기둥이 많이 보인다. 저것이 무엇인가?

샤즐리:

 

 

전설에 의하면 옛날에는 공주가 거처했던 곳에 보물을 많이 감추어 두었다. 나중에 다시 돌아왔을 때 그 보물을 찾기 위해 표시가 필요했다. 그 표시가 바로 돌기둥이다.

나:

그러면 지금 저곳을 파보면 보물이 나오냐?

샤즐리:

 

나는 모른다. 심심하면 한번 가서 파보라. 내일 아침 스리랑카 신문에 대문짝만한 기사가 실릴 것이다. 한국에서 미친 놈이 와서 미친 짓을 했다고.

 

 

 

 

(2014년 3월 27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