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경로>
윈난성 여행기 7
(10월 18일: 호도협→샹그릴라)
10월 18일 아침에 일어났다. 합파설산의 차마객잔이다. 부엌에서 일하는 아가씨가 보인다. 어제 밤 음식을 가져오면서, "저는 무슬림입니다."라고 말했던 소녀다. 더 이상 성실할 수가 없는 소녀다. 중국에서 더구나 이런 산 속에서 무슬림이 무엇을 할까? 무슬림(회교도)을 믿는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회교도의 생활을 보고 감화되어 자기도 무슬림이 된다고 한다. 즉, 무슬림들이 인간성이 너무 좋고, 생활이 건전하고 본받을 점이 많아 무슬림이 된다는 것이다.
<차마객잔 부엌>
음식이 준비되었다고 하여 마당으로 가보니 큰 냄비에 어제 먹다 남은 닭고기를 찢어 넣어 끓인 죽이다. 한 사람이 한 그릇만 먹을 정도의 양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 옆에서 식사를 하는 서양인들은 빵에다가 계란 부침을 얹어 먹는다.
<아침 식사로 닭 죽을 먹었다.>
집 주위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그 산 속에 있을 만한 것은 다 있었다. 개, 말, 돼지, 심지어는 원숭이까지 있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원숭이가 우리 안에 갇혀있는 것이 신기했다. 내가 가까이 가자 원숭이는 성질을 부리며 나를 공격하려고 하였다. 사실 원숭이는 사람의 머리에 버금가는 대단히 아이큐가 높은 짐승이다. 그런 동물을 저런 코딱지 만한 우리 속에 집어 넣고 철창 생활을 하게하니, 원숭이의 분노가 저렇게 하늘을 찌르는 것이 아니랴.
<객잔의 동물>
<동네 주민이 일을 가려고 준비하고 있다.>
<차마객잔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곳이다.>
<길을 가다가 돌아서서 사진을 찍으니 등산객이 양손을 들어 환호해준다.>
<그 높은 산에 염소를 몰고 산으로 향하는 아줌마가 있었다.>
<Halfway 객잔 바로 직전에 농부가 밭을 간다.>
<Halfway 객잔 표지석이다.>
<Halfway 객잔의 베란다. 사람들이 쉬면서 차를 마신다. 물론 차를 마시면서 옥룡설산을 감상한다. 한 가지 세계 최고의 화장실이라고 해야할까? 아래로 내려가면 옥룡설산을 감상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에 다녀온 사람들이 하는 말, "와, 총천연색 시네마스코프 영화를 보면서 볼 일 봤네.">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빨래도 경치의 한 몫을 한다.>
<관음폭포: 바위 구멍에서 거대한 물기둥이 솟구쳐 아래로 내려온다. 계곡도 아닌데 어디에서 이런 물이 나오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폭포 중간 길가에 파란 옷을 입은 사람이 개미새끼처럼 보인다.>
<동굴에서 나오리라고 짐작되는 관음 폭포수: 폭포 바로 아래에서 찍었다. >
<북경에서 온 중국 가이드: 외국인들을 가이드하고 있다. 저 아래 자동차 길이 S자로 나 있다.>
<티나 게스트 하우스 메뉴판: 대나무 쪽을 여러 장 엮었다.>
<저 멀리 호도협 물이 보인다: 눈에 보이는 아스팔트 길에서 그 아래 물있는 곳까지 다녀오는데 2시간 걸린다. 믿기지 않는 일이지만 사실이다. 눈에 뻔이 보이는 길이지만 생각보다 멀다. 강폭이 200미터이니, 길에서 강까지는 1km 될 것이다. 나는 조금 내려가다가 다시 올라왔다.>
<티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샹그릴라로 가는 도중 산 위의 모래가 쓸려와서 길이 막혔다. 결국 차를 두고 걸어 내려오다가 다른 차를 불러서 타고 샹그릴라로 갔다.>
<10월 18일 저녁 샹그릴라에 도착> <10월 19일 샹그릴라 벽탑해, 납파해>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 버린 지평선을 찾아서"에 "샹그릴라"라는 말이 나온다고 한다. 오랫동안 지상에 감추어진 이상향으로써 특히 서구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 곳이다. 하지만 그곳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한 동안 의견이 분분했다. 히말라야 산맥의 어딘가일 것이라는 설로 의견이 좁혀지기는 했지만 정확히 어디라고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997년 중국 정부는 샹그릴라를 찾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의 샹그릴라가 "중덴"이었었는데, 바로 여기가 샹그릴라라는 것이었다. 중국은 이 지명을 샹그릴라라고 바꿔 버리고 소설 속의 묘사와 일치하며, 샹그릴라라는 말이 중덴 사투리로 "내 마음 속의 해와 달"이란 뜻이기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샹그릴라는 해발 3100 미터로 백두산 꼭대기보다도 높다. 겨울에는 영하 20도를 밑돌 정도로 춥다고 한다. 고산지대라 하루에도 날씨 변화가 심하다고 한다. 내가 샹그릴라에 도착하자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바람까지 불어 거리에 사람들이 파카를 입고 다녔다. 거리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으며, 낮과 밤의 큰 온도차와 그리고 고지대인 관계로 내 몸이 잘 적응하지 못함을 알게 되었다. 저녁을 먹을 때도 왜그런지 밥맛이 없는 듯 했고, 야크 고기가 맛있다고 하나 맛있는 줄 몰랐다.
몸이 이상하여 저녁 식사를 하고 곧 잠자리에 들었다. 온몸이 추워 부들부들 떨렸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긴 옷은 모조리 다 입었다. 윗도리에 5개 아래 바지는 3개를 입고 그리고 두꺼운 이불을 덮었다. 그러나 떨리는 몸을 어쩔 수가 없었다. 내 손으로 발을 만져보니 발부터 하반신이 얼음장처럼 찼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이것이 고산병의 일종이라는 것이다. 밤새도록 추워서 온몸을 쭈그리고 잤다. 물론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런 때에 아스피린을 먹어야 한다고 나중에 누가 말했다. 상비약으로 소화제와 감기약만 가지고 다닐 것이 아니라 아스피린도 필수라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저녁이 되어 샹그릴라에 늦게 도착했다. 두 시간 차를 타니 갑자기 한대 지방이 나타났다.중국은 신기한 나라다>
<샹그릴라의 한 식당. 전통 식당이다. 야크 고기 집>
<오늘 저녁식사는 야크 고기이다. 고기에 토마토를 넣는 것이 신기하다면 신기하다.>
다음 날 아침 벽탑해에 갔다. 벽탑해는 거대한 보달조(普达措: 부따추오) 공원의 일부로 큰 호수다. 호수면의 해발 고도는 3500미터, 넓은 쪽이 3 km, 좁은 쪽이 1 km, 평균 수심 20m의 고산 호수다. 벽탑이라는 말은 티베트어로 "상수리 나무가 지천인 곳"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우리가 그곳을 찾았을 때는, 전형적인 한국의 가을 날씨를 보는 것 같았다. 주위가 노란 색으로 물들어 있었으며, 잔잔한 호수 위에 산과 나무의 그림자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수 킬로 미터로 길게 놓여진 나무로 된 보행자 길(이것을 "잔교"라고 부르는 것 같다)이 끝없이 이어져, 천국으로 가는 길을 연상시켰다. 오른 쪽 숲에 있는 연푸른 이끼가 바람에 나부끼며 나를 오라 손짓한다. 눈을 아래로 옮겨 호수 바닥을 보니, 듬성듬성 동물의 배설물이 놓여있었다. 좀 더 가까이 보면 이름모를 꽃이 지천으로 깔려 있다.
<벽탑해가 있는 보달조 공원으로 들어간다.오른 쪽 탑 주위의 깃발 띠 장식은 대체로 티벳을 상징한다.>
<벽탑해 주변에 끝없이 놓여진 나무 다리>
<벽탑해 주변: 산책에는 이보다 더 좋은 길이 드물 것이다.>
<나무에 매달린 이끼: 혹시 이끼가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잘 모를 뿐. 연푸른 색으로 바람에 나부낀다. >
<바닥을 자세히 보면 작은 꽃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경상도에 있는 청송의 주산지를 연상시키는 나무와 풀의 그림자가 호수에 떠 있다.>
<풀잎 사이로 하늘이 반사되어 보인다.>
<건기인지 물이 말라 넓은 초원이 형성된 곳도 있다. >
<중간 쯤에 있는 마당: 이것도 역시 티벳의 상징인 듯하다. 여기서 점심을 먹었다.>
<중국 관광객: 가운데 두 명. 보통 중국인과는 좀 다르다. 티벳 사람인 듯 하다.>
<우리멤버 중의 거인: 체중 120키로가 걷는다. 아무리 추워도 반바지. 윗도리는 그래도 긴 옷을 입었다. >
<호수 주위에 야크가 풀을 뜯고 있다. 이런 고산 지대가 야크가 살기에 적절하다고 한다.>
<나무에 달린 이끼가 햇빛을 받아 눈이 부시다.>
<호수 물을 역광으로 찍어 보았다.>
<거의 종점에 다 와서 찍은 사진이다.>
<한 원주민의 모습>
벽탑해 구경을 마치고 납파해로 떠난다. 납파해는 7-9월에는 호수가 되었다가 나머지 달에는 초원으로 변하는 신비로운 곳이라고 한다. 너른 들판에 흩어져 있는 소와 말과 돼지와 새들을 보는 것이 납파해 방문의 주 목적이다. 내가 그곳을 찾았을 때, 가장 인상적인 것은 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흰 구름이 둥실둥실 떠 있는 청명한 가을 하늘이었다. 눈이 부시도로,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 아, 저런 하늘을 보는 것이 오랜 동안 나의 꿈이었다.
말을 탈 수 있는 곳으로 인도되었다. 나는 말을 타고 약 50미터 가다가 내렸다. 그리고 말을 타는 사람과 자연 경관을 카메라에 담았다. 왼쪽에 있는 마을이 기둥 모양의 석양빛을 받아 마치 무대 위의 조명을 연상시킨다. 흰 태양 빛줄기로 둘러 싸인 마을이 동화에 나오는 환상적인 모습이다. 오른쪽으로 직사광선을 받아 역시 먼 마을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와 있다. 하늘과 땅과 물과 말이 모두 자연의 일 부분이 되어 덩그러니 허허 벌판에 서 있는 내 마음을 휘어 젓는다.
<납파해로 떠난다. 벽탑해나 납파해는 말만 바다이지 실제는 모두 호수이다.>
<납파해의 넓은 호수 바닥이 말라서 목장이 되었다.>
<납파해에서 말을 탄다.>
<말과 야크가 보인다.>
<중간 중간에 물길이 나 있다.>
<말을 모는 마부>
일부는 여기에서 샹그릴라로 돌아가고 나를 포함한 몇 사람은 입장료를 다시 내고 호수 아랫 쪽으로 차를 타고 약 20분간 내려갔다. 물론 납파해의 일부다. 환상적인 구름과 파란 하늘, 호수의 물 그리고 호수에 비친 하늘과 산, 떠나고 싶지 않다. 그저 감탄만 할 뿐이다. 이곳이 사진 촬영지로 유명한 곳인지 전문 카메라맨으로 보이는 몇 사람이 석양에 비친 호수를 촬영하고 있었다. 여기 한 곳에서 호수를 따라 가며 수 백장의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지는 해를 아쉬워하며, 눈물을 머금고 샹그릴라로 향했다.
<호수와 하늘>
<호수와 하늘>
<호수 옆의 마을: 이곳에서 며칠 민박을 하며 아침 저녁으로 사진을 찍으면 틀림없이 작품 사진 나올 것이다.>
<물에 비친 하늘>
<호수에는 이름 모를 잡초가 떠 있기도 하다.>
<우리 운전수: 차라리 코메디안이나 하시지!? 그는 차 안에서 고음으로 중국 노래를 자주 불렀다. >
<밤 중에 샹그릴라 고성에 나가 보았다. 젊은이들이 춤을 추고 있다. 바람도 찬데--->
<고성 주변을 맴 돌다가 혼자 어떤 까페에 갔다. 젊은이 몇 명이 있었다. 그들이 합석하자고 하여 갔는데, 주전자에서 흰 우유 같은 것을 따라 주었다. 그리고 나에게 몇 잔을 권했다. 그들은 서툰 영어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의 서툰 중국어로 약 30분간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자존심이 강했다. 내가 맥주 몇 병을 대접하려고 하였으나 한사코 사양했다. 두 남자는 손님이고 여자는 카페 종업원이다.>
(2009년 11월 16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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