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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

중국 티베트-라오스-인도 5 "삼예사"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12. 8. 3. 00:59

 

 

 

티벳 여행기 05

 

티베트 최초의 사원 "삼예사"

 

 

<라사에서 삼예사까지>

  

 

9월 28일. 이제 라사에 작별을 고한다. 라사에 도착한지 닷새만이다. 오른쪽으로 라사 강을 바라보면서 강을 따라 몸도 마음도 강물처럼 흐른다.  

 

 

이상한 일이다. 이곳 하늘은 거의 매일 아침에는 구름 한 점 없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하늘을 보면 구름으로 덮여있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되는지 우리는 두 눈을 부릅뜨고 관찰하기로 했다. 관찰 후 내린 결론은 이렇다. 티벳의 구름은 한국처럼 어디에서 흘러오는 것이 아니다. 하늘과 산이 맞닿은 지점에서 하늘 중심부로 조금씩 서서히 올라가는 것이다. 어느 한 쪽에서부터가 아니라 360도 사방에서 똑같이 올라온다. 이 위대한 발견이 있은 후 우리는 부등켜 안고 울려다 말았다. 

  

 

<라사강과 합쳐지는 브라마푸트라 강>

 

 

<삼예사 가는 길>

 

 

<브라마 푸트라 강>

 

 

라사강과 작별을 고하면 브라마 푸트라 강이 나온다. 이 강을 왼쪽으로 끼고 강을 따라 올라간다. 이 강은 내가 지금까지 본 강 중, 가장 폭이 넓은 강이다. 대충 눈으로 짐작하여 강폭이 약 4키로 된다. 인공 위성 지도를 보면 6키로 되는 곳도 있다. 도대체 이 강의 상류에서 얼마나 많은 물이 흘러 내리면 강폭이 6키로가 될까? 산에 나무가 없어서, 빗물을 땅속에 저장해 둘 수가 없어서 일까? 아니면 상류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길어서 일까?

 

 

<강을 건너기 위해 배를 탄다>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 얼마나 햇빛이 강렬한지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다. 태양은 강렬했지만, 해발이 높아서 덥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배에 동력을 제공하는 뒤에 매달린 원동기의 "따따따" 소리가 여름철 뒷동산 매미소리보다 더 따갑다. 선원은 막대기 조정간을 움직여 배의 방향을 잡아가며 능숙하게 배를 몰았다.

 

 

<강렬한 햇빛으로 눈을 뜨기 조차 힘들다>

 

 

<다른 배에 원주민이 탔다.>

 

 

<또다른 꼬마>

 

 

<강을 건너고 손님이 내리자, 배가 텅 비었다.>

 

 

<삼예사>

 

 

배에서 내려 약 20분간 차를 타고 도착한 삼예사. 얼마나 날이 뜨겁던지 혀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다. 로운리 플래닛에 따르면 "삼예사는 라사에서 170키로 떨어져 있으며, 775년 츠쏭더짠 왕이 건립한 티벳 최초의 사원"이다. 문화 혁명 때 상당히 많이 파괴되었다가 지금은 상당히 재건 되었다고 한다.

 

 

 

 

이 여행기 중 사찰에 관한 이야기는 많지만 사찰 내부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사찰 내부의 사진을 찍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진도 없이 이야기해봤자 쓰잘데기 없는 소리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적어도 여기서만은 "도찰"이라도 해 올 걸, 잘못했나 보다. 왜냐하면 여기 사찰 내부에는 특이한 부처상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가 어여쁜 아가씨를 무릎에 앉히고 서로 육감적으로 바라보며 성행위를 하는 상이 있다.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다. 합일과 무아지경에 이르는 방법 중의 하나가 성행위라는 것이다. 티벳 불교 중에 밀교의 성격이 있다는 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지붕 수리를 하다 말고 먼 곳을 바라본다.>

 

 

<손을 대보니 불덩어리다.뜨거움에 소스라쳐 놀랐다.>

 

 

<삼예사의 전체 모습을 보기 위해 앞 동산에 오른다.>

 

 

<삼예사를 보기 위해 산으로 올라온다.>

 

 

삼예사를 찾는 이유는 세 가지다. 1)티베트 최초의 불교사원이다. 2)삼예사가 만다라를 닮았기 때문이다. 3)8세기에 불교 토론의 대 격전장이었다.

 

 

삼예사는 사찰 전체의 모습이 만다라의 형태다. 사전에 따르면 만다라는 1)"불법(佛法)의 모든 덕을 갖춘 경지를 이르는 말",  2)"부처나 보살의 상을 모시고 예배하며 공양하는 단"의 뜻이 있다. 만다라는 "우주나 진리를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가운데 둥근 모습이 만다라를 닮았다.>

  

 

 

 

 

<흔히 볼 수 있는 만다라: 인터넷에서 인용>

 

 

 

 

흥미있는 삼예사 대토론

 

 

대 토론을 이해하기 위해 간단히 불교를 소개한다. 1)부처님이 돌아가신 후 부처님의 말씀이 그대로 지금의 스리랑카로 흘러 들어 갔는데 이것을 소승불교라고 한다. 2)불교가 중국으로 갈 때는 부처님의 말 하나하나 보다는 깨달음을 강조한 선불교가 되었고 중국을 거쳐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이것이 대승불교다. 3)티벳에는 인도 불교가 들어갈 때, 본래 있었던 토종 종교와 합쳐져 또 다른 불교가 되었는데 이것이 티벳 불교다.

 

 


8세기말 인도와 중국 사이에 있는 티베트에
인도의 불교와 중국의 선불교가 격돌하고 있었다. 인도 교에서는 가지 행을 반한 련을 야 성불한다고 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중국의 선불교가 들어와 갑자기 수 많은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국의 선불교는 깨달음이 성불이라고 했다. 선불교 승려 마하연은 “몸과 말의 법행(法行·진실한 행동)이 필요치 않다. 고행이나 수행을 할 필요가 없다"고 가르쳤다. 불사(不思·생각하지 않음)와 부작의(不作意·대상에 대한 마음의 작용을 하지 않음)를 닦음으로써 성불한다”는 가르침을 펼쳤다. 즉 좋은 일 많이 하고, 수행한다고 성불하는 게 아니고, 무념에 들어가야 성불한다고 했다. 이렇게 무념에 들어가면 ‘단박에 부처가 된다’는 가르침은, "엄청난 수행과 고행을 통해야만 성불할 수 있다"는 인도불교의 가르침과 상반되는 것이었다. 선불교의 마하연 스님은 왕비까지 포교해 중국의 선불교는 왕비의 후원을 받으며 요원의 불길처럼 급격히 퍼져나간다.

 

 

기존의 고행을 통해 수련해왔던 인도 불교 자는 선불교로 인해 수행 체계가 허물어질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그래서 선불교를 금하려 하자, 중국의 선승들은 자해와 자살을 감행하며 이에 항거했다.

 

 

그러자 왕은 자신과 수많은 스님, 대중들 앞에서 양쪽이 삼예사에서 논쟁을 벌이도록 하고, 여기에서 진 쪽이 교만을 버리고 상대방에게 꽃다발을 바치벳을 도록 했다. 그래서 인도불교의 대표자 "까말라씰라"와 중국의 선사 "마하연"돌을 이다.  

 


마하연: 일체를 생각하지 않고, 전혀 분별하지 않고, 전혀 관찰하지 않는 것이 곧바로 성불하는 것이다.   

까말라씰라: 그런 소리 하지 말라. 사유하지 않는 것이 성불하는 것이라면, 술 먹고 실성한 사람이 성불한 것이냐?  

 


이렇게 시작하여 두 사람의 대 토론은 시작이 되었다. 토론이 끝난 후, 왕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논쟁을 확대시켰다. 수 많은 논쟁이 있은 후, 결국 선불교의 마하연이 패하고 말았다. 선불교 스님들은 꽃다발을 던져 패배를 인정했다. 그 때 마하연의 제자인 쪼마마는 분을 못 이겨 자기의 성기를 짓이겨 자살했다.

 


약속대로 마하연은 티벳을 떠나야 했다. 중국 선승들은 눈물을 머금고 중국으로 발길을 돌렸다. 그들은 분함을 억제할 수 없었다. 중국으로 돌아가다가
마하연은 자객을 티베트로 보내 까말라씰라를 암살했다.

 


(이상은 인터넷에서 자료를 모아 발췌하여, 필자 나름으로 재 구성한 것임)

 

 

<삼예사 앞산에서 바라본 삼예사의 반대쪽: 광활하기 그지 없다.>

 

 

 

 

<마을>

 

 

<삼예사 근처의 산>

 

 

자동차로 얼마를 달려, 길가 잔디밭에 텐트를 쳤다. 여행 중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텐트 생활을 해 본다.  오늘 저녁은 오랜만의 삼겹살 파티다. 나는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왜냐하면 고산증이 무서워 거의 일 주일 동안 한 번도 술을 마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위기에 휩쓸려 술은 멀리 보이는 강물처럼 목을 타고 흘러 내려갔다. 그 뒤를 이어 마늘과 파와 고추장 그리고 노릇노릇 구어진 삼겹살이 상추에 싸여 또 목을 타고 흘러 내려갔다. 고산증에 대한 공포도 기억 속에서 흘러 내려갔다. 밤하늘의 별들도 흔하수를 타고 흘러 갔다.  

 

 

 

 

 

 

해는 서산 너머로 기웃거렸다. 붉은 기운이 여기저기 나타나더니 그 강도를 더해갔다.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도로를 지나가는 버스의 실루엣이 검게 스친다.  붉은 노을은 이제 펄펄 끓는 용광로가 되었다. 시뻘건 쇳물이 검은 하늘로 치솟더니 사방에 뚝뚝 떨어졌다.  붉은 기운은 강바닥을 물들이고 산을 덥치고, 급기야 내 마음 속으로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한국을 떠나올 때 인천공항에서 보았던 일출과 이문세의 붉은 노을이 용광로에서 춤을 추었다. 분위기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아까 본 남녀 교합하는 부처상에 취하고, 취함 그 자체에 또 취했다. 나는 하늘을 날다 꼬꾸라지고 다시 하늘로 치솟아 용광로 속으로 빨려 들었다.  

 

 

 

 

 

 

내 옆에 조그만 모닥불이 밤 하늘을 밝혔다. 모닥불은 붉은 빛이 아니라 흰 빛이었다. 그때 한 줄기 바람이 불었다. 바람 속에 사람의 음성이 들어 있었다. 아니 신의 음성이었다. "옴마니 반매홈, 옴마니 반매홈...." 끊임없는 주문(呪文)이 드넓은 들판으로 멀리 퍼지더니, 하늘을 갈라 위로, 위로 치솟아 메아리치며 사라졌다.   

 

 

 

 

 

(2011년 11월  26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