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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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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관광 상품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과 책만을 참고하여 다녀온 여행기이므로, 앞으로 개별적으로 홍콩이나 호치민에 다녀올 사람들에게 아마 조금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홍콩과 베트남 여행 준비 지난 2009년 2월 19일 한국을 떠나 홍콩과 베트남에 다녀왔다. 홍콩에서 3박, 베트남의 호치민(사이곤)에서 3박, 무이네(호치민에서 200키로 동쪽에 있는 해변도시)에서 1박, 그리고 기내에서 1박을 하여 8박 9일간의 일정이었다.
내가 베트남에 간 것은 약 4-5년 전 수도여고 있을 때였다. 그 당시 북쪽의 하노이로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하롱베이를 보고 다시 어딘가 배를 타고 강을 따라 올라갔다가 다시 비행기로 호치민으로 이동하였다. 관광 상품으로 갔었던 그 당시 여행 중, 왜 그런지 호치민 사람들이 나에게 좋은 인상을 주었고, 끊임없이 물결치며 흘러가는 오토바이가 인상적이서 좀더 베트남 민초들을 가까이서 보고 싶은 생각에 베트남을 여행 목적지로 선택했다.
나는 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다니는 성격이어서 괜찮겠지만, 아내는 아무래도 고생하는 것을 떨떠름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관광을 따라 가볼까도 생각을 했다. 하지만 관광 가이드를 따라서 줄줄이 떼지어 다니면서 관광하고 쇼핑하고 안마받는 것이 싫었다. 또한 우리가 가는 곳마다 한국 사람 일색이고, 가이드는 괜히 어디가면 위험하다고 겁주고, 쇼핑이나 마사지를 하지 않으면 눈총을 주는 것이 싫어서 고통이 따르기는 하겠지만 개별 여행을 하기로 했다.
<홍콩의 야경>
"호치민, 최저가 항공"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최저 왕복 항공 요금이 43만원에 세금 약 17만원으로 합계 60만원이 화면에 떴다. 항공사는 캐세이 퍼시픽(홍콩 항공사)이었고, 홍콩을 경유하여 호치민으로 갔다가, 역시 올 때도 홍콩을 거쳐 인천으로 오는 항공이었다. 대체로 직행은 좀 비싸고, 경유하여 가는 항공은 좀 싸다. 재미있는 것은 홍콩에서 몇 시간 쉬었다가 호치민으로 가든지, 아니면 며칠을 홍콩에 머물다가 호치민에 가든지 요금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기왕이면 호치민에서만 일주일 머물 것이 아니라, 홍콩에서도 며칠 머물러 보자고 아내와 상의하여 홍콩에서 3박을 하기로 했다. 값이 싼 이 항공이 우리에게는 오히려 두 나라를 구경할 수 있는 찬스도 되었다.
우리는 홍콩이건 호치민이건 첫날 숙박은 무조건 예약을 해 놓고 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부터는 현지 상황을 보아가며 현지에서 호텔을 잡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호텔을 찾느라 무거운 짐을 끌고 이곳저곳 다니면 고생도 고생이려니와, 어중이떠중이가 따라오면서 어디로 가자고 끈질기게 달라붙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책방에 가서 책을 세 권을 샀다. 우선 홍콩에 관한 책은 "홍콩 필살기"라는 책으로 15000원을 주었다. 베트남 안내 책은 유명한 로운리 플래니트에서 나온 "Viet Nam"과 넥세스북에서 나온 "Enjoy Vietnam"이다. 각각 15000원과 12000원을 주고 샀다. 대충 읽어보고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이 쓴 글도 설렁설렁 읽어보았다.
우선 홍콩에서는 한국인이 경영하는 Park Motel을 예약하려했으나 이미 만원이 되었다. 이곳은 일박에 8만원정도하는 곳이다. 하는 수 없이 인터넷 검색으로 홍콩의 침사추이 지역(본토에 붙어 있는 곳으로 가난한 사람이 많이 사는 곳이다)에 있는 Koloon New Hotel을 6만원에 예약했다(홍콩은 "홍콩 달러"를 쓰고 베트남은 "동"이라는 화폐 단위를 쓰는데,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나라 화폐 단위로 금액을 표기하겠다. 1달러=1500원으로 계산.). 1박에 6만원의 10%인 6천원을 계약금으로 카드로 지불했고, 나머지는 현지에 가서 직접 지불하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결과 홍콩은 땅덩어리가 좁아 보통 호텔은 무조건 10만원이 넘었다. 그렇다고 일인당 약 1~2만원 정도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밤을 보내는 것이 아내에게는 참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여 그런 곳만은 피하기로 했다. 그래서 저렴한 6만원짜리를 고른 것이다.
항상 우리를 억눌렀던 것은 최근에 가파르게 올라간 환율이었다. 일 년전과 비교하면 항상 화가 치밀었고, "작년이라면 ~일텐데"라는 가정법 문장이 항상 내 입가에서 맴돌고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까지만 해도 자랑스런 한국이라고 생각하던 것이, "왜 하필이면 한국사람만이 이런 고통을 당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베트남은 여행자 거리에 한국돈으로 약 23000원하는 방을 예약했다. 이것도 역시 인터넷에서 나온 "Yellow House Hotel"이라는 곳으로 10%는 예약하면서 카드로 지불했고, 나머지는 현지에서 지불하기로 했다. 홍콩 호텔과 베트남 호텔의 요금이 약 2.5배 차이가 나지만 두 호텔은 비슷한 정도의 수준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일정을 잡고 나서, 한국 돈을 언제 달라로 바꿔야 할지 난감했다. 왜냐하면 날이면 날마다 조금씩 환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결국은 출발 전날, 가장 비싼 값인 1 달러당 1490원에 매입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여행을 갔다온 오늘 환율이 1 달러당 1534원이다. 그러고보니 오히려 돈을 벌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람 팔자 알 수 없다는 말은 이런 데서도 적용되나 보다.
앞날이 어떻게 될지 몰라, 충분한 돈을 가져가기로 했다. 비행기 요금을 제외하고 일인당 100만원씩을 가져갔는데, 홍콩달러를 30만원 정도 미국 달러를 70만원씩 국민은행에서 바꿨다. 그리고 국민은행 신용카드를 가져 갔다. 또한 작년 필리핀에 갈 때 가져갔다가 쓰지 않고 다시 가져온 200만원짜리 현금카드도 가져갔다. 물론 가져간 돈을 다 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아마도 한 사람당 50-60만원 정도 쓸 것으로 짐작했다.
현지인을 만나면 주려고 볼펜 20개와 사탕을 가방에 넣었다. 우리가 먹든지, 현지인에게 주든지 하려고 초코파이 몇 개도 가져갔다. 또한 튜브 고추장과 작은 멸치 봉지, 그리고 팩에 넣은 김을 조금 가져갔다.
사진을 찍는 것이 중요한 일이므로 16-80미리 칼 짜이스 줌 렌즈와, 꽃을 찍을지몰라 100미리 매크로 렌즈를 휴대했고, 소형 비디오 카메라도 넣었다. 메모리는 26기가 바이트를 가져갔다. 약 4000장을 찍을 수 있는 용량이다. 옛날 36장이 나오는 필름으로 치면, 필름 110통을 가져가는 셈이다. 카메라 바테리는 3개를 가져갔고 충전기도 가져갔다. 충전할 때 전기 코드를 꼽는 모양이 나라마다 달라서, 어디를 가든지 사용할 수 있는 만능 아답터(3가지 유형에 사용)를 테크노마트에서 6000원에 구입했다.
우리는 절대로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여행하다가 힘들면 쉬고, 그래도 힘들면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오기로 했다. 우리가 조사해본 자료에 따르면 홍콩은 안전한 곳으로 되어 있고, 호치민은 좀도둑이나 소매치기가 많다고 되어있다. 홍콩은 생활수준이 높으나 호치민은 우리 나라 60~70년대와 비슷하다고 되어 있다.
내가 홍콩에 가본 것은 1980년대 후반이다. 아마 1985년인 것 같다. 그때 태국과 홍콩을 묶어서 다녀온 적이 있다. 하지만 세월이 너무 많이 흘러서 머리 속에 남은 것은 홍콩의 높은 건물뿐이다. 아내는 전에 베트남에 가 본적이 없고, 홍콩도 가 본적이 없어, 이 번에 이 두 곳을 처음 가 본다. 어떻든 우리는 그런대로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슴이 설레면서도 불안했다. 앞으로 어떤 예기치 않은 일이 닥칠지 모르는 일이다. 아니 예기치 않은 일은 항상 닥칠 것이다. 잠이 잘 오지 않는 것을 억지로 눈을 붙였다. 2월 18일 밤이었다.
<계속> <2009년 2월 2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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