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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

제주 올레 4(Jeju Olleh 4)

Albatross(곽영을/郭泳乙) 2012. 7. 29. 22:36

제주 올레 4

(8박 9일 간의 제주도 도보 여행기)

 

*오늘 여행기는 사진 설명으로 대신하겠습니다.

 

2009년 3월 14일(토)

 

 

 

갑자기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은 약 20분간 계속되었지만, 바닥에 쌓이지는 않았습니다.

 

 

 

책자에 나와있는 놀부집에서 순대국을 먹으려 했으나, 사람들이 많아 바로 옆에 있는 소영이네 집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소영이네 집의 순대국입니다. 김이 바람에 날리는군요. 정말 맛있습니다. 고추는 청양고추이므로 조심해야 해요.  

 

 

 


 

2009년 3월 15일(일)

 

 

아침에 일어나니 얼음이 얼었습니다. 제주도에서 얼음을 보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오늘 아침 서울은 영하 14도였다고 하네요.

 

 

 

 

방 친구와 헤어질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의 얼굴을 잘 보면 입술이 여러 군데 터져있습니다. 그리고 웃으려고 하지만, 피로에다가 바람과 햇빛에 까칠해진 얼굴이 보입니다. 내 옆의 친구의 얼굴에는 지난 밤 술 기운의 흔적이 잘 보입니다. 그 옆의 친구는 장난기가 보입니다. 모두 재미있는 친구들입니다. "놀멍, 쉬멍, 걸으멍" 정신을 철저히 실천하는 이들은 완전히 무 계획적으로, 마음 가는대로 그렇게 살다가 대전으로 갔습니다. 이들은, 후반에는 민박집에 머물고 있는 날이, 걷는 날보다 더 많았습니다.

 

 

아쉬운 작별 사진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각자는 각자의 길로 흩어졌습니다.

 

  

 

우도 지도입니다. 성산리에서 동청진동항에 도착하여 A 지점인 등대를 향해 한 바퀴 걸을 생각입니다. 가장 멋있는 지점은 등대가 있는 A 지점입니다. 한 바퀴 돌면 17키로인데, 서광리에서 숙박할 예정이므로 오늘 걸을 거리는 약 16키로 될 것입니다.

 

 

우도 목장이 있는 곳에 가기 전에 어떤 가게입니다. 아주머니가 땅콩을 사라고 졸라댑니다. 한 봉지 5000원 주고 샀습니다. 우도 땅콩은 보통 콩과 육지의 땅콩의 중간 정도 크기로 정말 맛있습니다. 우도 특산물입니다.

 

 

 

내가 사진 찍기 좋아하는 그런 풍경입니다. 해안을 따라 있는 나무 난간이 있는 그런 곳을 저는 좋아합니다. "야, 기막히네"라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일출, 일몰, 여름, 겨울 등 빛이 좋은 때 찍으면 끝내주는 사진이 나올 것 같습니다. 겨울에 찾아갔던 소백산 생각이 나는군요. 소백산 사진은 <여기>를 클릭하면 나옵니다.

 

 

 

목장에서는 말도 탈 수 있습니다. 흰 모자를 쓴 사람이 자기 말과 손님의 말 두 마리를 끌고 달립니다.

 

 

 

바다에 햇빛이 쏟아지는 것이 보이지 않습니까? 물살을 가르는 배가 없었다면 좀 밋밋한 사진이었을 것입니다.

 

 

우두봉 중간쯤에서 뒤를 돌아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앞 쪽에 엄청난 절벽이 있는데 시야가 거기까지 미치지 않습니다.

 

 

 

꾸불텅 거리는 난간입니다.

 

 

 

 

좀더 넓은 각으로 찍었습니다. 시원합니다. 석양이 비친다면 환상적일 것입니다.

 

 

북쪽의 바닷물은 시퍼렇다 못해 흰 빛깔이 섞여 나옵니다.

 

 

 

 

하고수동 해수욕장을 걷다가 뒤를 돌아 내 발자국을 찍었습니다.

 

  

 

 

 

썰물을 기다렸다가 동네 아줌마들이 해초를 걷습니다. 이 해초는 (끈끈한) 풀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고 합니다.

 

 

드디어 산호사 해수욕장에 도착했습니다. 10시 반에 걷기 시작해서 4시 반에 도착했습니다. 점심도 먹고, 맥주도 먹고 쉬기도 했으니 실제 걸은 시간은 약 5시간 정도 됩니다. 바닥에 깔려있는 것은 모래가 아니라 산호가 부서진 것이라고 합니다. 관광객이 잘 보이지 않다가 여기 오니 좀 보이는군요.

 

 

모래를 가까이서 찍어 보았습니다. 분명 모래가 아닙니다.

 

 

뒷 개의 자세와 표정이 너무 육감적이라는 것은 저만이 갖는 것인가요? 앞에 있는 개는 앙칼지게 대들고.

 

 

 

물이 빠져 산뜻한 색감을 주는군요.

  

로빈슨 크루소를 생각하며,

술을 취해도 쉽게 제 마음을 드러내지 못하는 우리는
오랜만이라며 서로 눈빛을 던지지만
어느새 슬그머니 비어버린 자리들을 세며
서로들 식어가는 것이 보인다

가슴 밑바닥에서 부서지는 파도
저마다 물결속으로

오갈 데 없는 사람들 사이의 한 섬,
그 속에 갇힌 한 사람을 생각한다

외로움보다 더 가파른 절벽은 없지
살다 보면 엉망으로 취해 아무 어깨나 기대
소리 내서 울고 싶은 그런 저녁이 있다

어디든 흘러가고 싶은 마음이 발치에서
물거품으로 부서져가는 것을 본다
점점 어두워오는 바다로 가는 물결
무슨 그리움이 저 허공 뒤에 숨어 있을까

-김수영-

 

 

 

멀리 높이 보이는 곳이 제가 숙박한 신라 민박입니다. 넓고 경치 끝내주는 모텔입니다. 잠을 자는데 어디서 색스폰 소리가 났습니다. 내려가 보니 주인 혼자서 맥주 한 잔 먹고 색스폰을 불고 있었습니다. 맥주 한 잔 시켜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대전고 후배였습니다. 내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는 시험보아서 고등학교에 들어간 세대가 아니라 뺑뺑이로 들어간 후배라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이 마당에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가 너무 섣불리 이 모텔을 인수했습니다. 대전 가족과 떨어져 산 지 여러 해 되었습니다. 외로움의 해결책의 하나로 작년부터 색스폰을 배웠습니다."

 

 

역시 여행이란 이런 것인가 봅니다. 길을 걷다가 낯선 사람을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누구나 외롭고 어려움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따뜻함을 느낍니다. 그 날도 술 좀 먹었네요.

 

 


 

2009년 3월 16일(월)

 

 

아침에 해변을 봅니다. 제 그림자가 보이네요.

 

 

동청진항에 갔다 오기 위해 아침에 또 해변을 걷습니다. 4월에 열리는 우도 유채꽃 축제에는 우도 전체가 노란 꽃밭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동청진항에서 또 해물 뚝배기탕을 먹습니다.

 

 

 

 

 

그날 다시 황토방으로 왔습니다. 사장님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전날 보았던 여자 친구들은 모두 갔고 여자 펜션 방에는 새로운 멤버들이 왔습니다. 남자 펜션에는 방 친구인 두 남자가 오늘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짱박고 있다고 해야겠죠. 무수히 많은 소주병을 비웠습니다. 첫날 산에서 본 산불 감시요원 아저씨가 바다 고기를 잡아왔기 때문이죠. 몇 사람은 "이 차 가자"고 소리쳤습니다. 처음 보는 아가씨들이 웬지 감겨온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비몽사몽 간에 황토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야만 된다고 부지불식 간에 생각했던 게지요.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합니다. 내일 정말 내일의 태양이 뜰지는 잘 모릅니다. 그것은 제가 관여할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이 알아서 하시는 일이지요. 저는 오늘 밤을 멋있게 보내면 됩니다. "멋있게"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지만.  

 

 

 


(2009년 3월 27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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