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에서
중국어 연수라는 명목으로 중국 칭다오를 밟은지 벌써 20일이 지났습니다. 시골에서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유학을 떠나는 그런 심정도 아니요, 길 떠나는 홍길동처럼 서러움과 투지가 어우러진 것도 아닌 그저 떠나온 짧은 유학입니다.
<칭다오에서 배를 타고 40분 정도가면 나오는 황도라는 곳입니다.>
칭다오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진 동해1로라는 거리에 있는 후이두 빈관이라는 조그마한 호텔 방을 수업교실로 꾸미고, 그 안에서 먹고 자며 공부를 하는 그런 형식입니다. 하루에 6시간 수업을 하고 오후 3시에 수업이 끝나면 자유롭게 행동합니다.
<칭다오에서 같이 공부하는 학우들입니다.>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항상 궁금해하는 것이 어떻게 하면 자기가 배우고자 하는 언어를 잘 배울 수 있을까하는 문제일 것입니다. 저도 그런 방법을 찾아보고자 이곳에 왔다고 해야겠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약 1년 동안 공부를 하고, 중국에 와서 좀 실력을 다지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어는 발음과 성조가 어려워서, 처음 1년에 발음이 굳어져 버리면,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 중국어 배운지 3-4 개월만에 중국 땅을 밟은 것이지요.
<칭다오 잔교 근처에 있는 바닷가입니다.>
여기 와서 중국 선생님으로부터 배운 발음은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제가 한국에서 알고 있었던 발음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s, z, c 발음이 한국에서 생각했던 발음과 차이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이 발음을 상당히 잘 해 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ch, sh, zh 발음도 상당히 좋아졌음을 스스로 느낍니다. 이 여섯 가지 발음은 한국인이 배우기에 대단히 어렵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성조입니다. 금방 배우면 금방 잊어먹는다는 것입니다. 무슨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이유없이 외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무작정 암기한 것이 머리 속에서 얼마나 기억이 되겠습니까? 어떤 성조는 10번을 외워도 다음 날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제가 묵고 있는 호텔이 Hui du bin guan 인데 성조를 수 십 번 외워 보았지만, 지금도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한국의 투다리 음식점이 이곳 중국에서 성업 중입니다. 어느 날 가서 회무침과 맥주 한 병에 약 3500원 정도에 먹었습니다.>
또 한 가지 당연한 얘기지만 아는 단어가 너무 없어서 말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식당에서 중국 음식 주문을 하고, 버스나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이외의 말을 하고자 할 때,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물론 제가 말을 하면 중국인들은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하는 말을 저는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실력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들은 내가 알고 있는 단어를 사용하여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대로 말을 합니다. 무슨 언어나 마찬가지겠지만, 중요한 것은 많이 아는 것, 다시 말하면 중국어 실력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칭다오에 있는 먹자 골목 같은 곳입니다. 높게 천장을 만들어 시원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볼 것도 많습니다. 미국의 라스베가스를 생각나게 하는 곳입니다.>
이제 한국에 돌아간 후에, 어떻게 공부해야할까하는 문제에 대한 답을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 답은 여기서 공부하면서 받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대한 조그만 보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칭다오 맥주 박물관입니다.>
<칭다오 중심가에서 버스로 약 1시간 떨어져 있는, 한국의 "도봉산 + 관악산" 정도의 "로산"이라는 곳입니다. 폭포 앞이지만 물은 거의 없었습니다.>
2월 10일쯤 서울에 돌아갈 예정입니다. 그 이후 칭다오 생활에 대한 글을 쓸 기회가 있다면 그때 글을 쓰기로 하고 오늘은 이만 간단히 줄입니다. 모두들 건강히 겨울 잘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2010. 1. 31 작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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